[명복을 빕니다]오정섭 동성회 이사장

  • 입력 2003년 6월 2일 00시 41분


장학사업에 혼신의 힘을 기울여 ‘돈없는 수재’들에게 힘을 주었던 오정섭(吳貞燮) 동성회 이사장이 5월30일 별세했다. 향년 88세.

고인은 40여년 동안 이공계 학생 1500여명에게 장학금과 생활비를 지급해왔다. 아파트 방화문(防火門), 새시 제조업체인 동방노보펌(구 동방강건) 창업자인 그는 건축자재업계에서 독보적 기술력을 인정받아온 중소기업인. 그러나 일생의 반 이상을 장학사업에 매진한 ‘인간 상록수’로 더 유명하다. 실제 1996년 한국상록회본부에 의해 ‘인간 상록수’로 선정된 적도 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 졸업 후 철공소에서 일했던 고인은 1945년 일본이 패망한 후 철공소를 인수해 사업에 나섰다. 이 땅의 인재들이 자신처럼 돈 때문에 학업을 중단하는 불행은 막겠다는 생각에 1959년 장학재단인 ‘동성회’를 세웠다. 이후 김대항 진아교역 사장(동성장학동문회장), 강성구 민주당 국회의원 등이 그의 장학금을 받고 각계각층의 지도급 인사로 성장했다.

고인의 사랑과 열정은 장학생들 사이에 ‘대물림’되면서 ‘손자 장학생’까지 생겨났다. 장학생 출신 300여명이 ‘동성장학동문회’를 만들어 1996년부터 중학생들에게 ‘보은(報恩)의 장학금’을 주면서 자신들이 받은 사랑을 갚고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 3일 오전 9시. 02-3010-2295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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