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교수는 발표문에서 한국 음계를 만드는 삼분손익법(三分損益法·기준음을 내는 관의 길이를 3등분해 자연정수배만큼 더하거나 빼는 방식으로 음높이를 정하는 방법)과 한국 장단에 나타난 3박 및 4박의 박자 분할에는 음양과 천지인 삼재 사상이 반영돼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왕산악이 제작한 거문고의 육현(六絃)이 천지인 사상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특히 개방현(開放絃)으로 음을 맞추는 괘상청 괘하청 무현 등 세 현이 하늘(天)을 상징하고 있어 기독교의 삼위일체 사상과 상응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거문고는 중국 고대 칠현금(七絃琴)의 영향을 받아 제작되었으므로 성립과정에서 유교나 불교문화의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주 교수는 “기독교적 창조론을 바탕으로 한국음악의 본질을 고찰해보고자 이번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조상들은 하늘을 경외하는 삶을 살아나가면서 독창적인 음악문화유산을 계승해 나갔으며, 영고(迎鼓) 동맹(東盟) 등 국가적 제천의식을 통해 이를 표현했다. 특히 음계 및 리듬 악기 등에 기독교의 삼위일체와도 통하는 삼재 사상이 잘 녹아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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