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조수미 vs ♪신영옥 가을밤 ‘聲대결’

  • 입력 2003년 9월 24일 18시 22분


한국을 대표하는 프리마돈나 조수미와 신영옥이 10월 무대를 뜨겁게 달군다. 18일 열린 소프라노 홍혜경 콘서트에 이어 한국이 자랑하는 ‘빅3 소프라노’가 가을을 수놓는 셈.

두 무대는 각기 특징이 있다. 10월에 열리는 조씨의 무대는 최근 몇 년간 크로스오버 무대를 통해 고국 팬들을 만나온 그가 오랜만에 갖는 ‘정통’ 콘서트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러나 신씨의 무대는 ‘빅3 테너’ 중 한 명인 호세 카레라스를 동반해 처음 갖는 ‘경기장 콘서트’라는 점에서 대조를 이룬다.

▽조수미 콘서트 ‘미친 사랑(Amore di Pazzia!)’=10월 5일 오후 7시반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며 벨리니 도니체티 등 19세기 초중반 작곡가들의 ‘광란의 장면(Mad Scene)’ 네 곡을 부른다. ‘광란의 장면’이란 여주인공이 심적 갈등을 일으킨 나머지 ‘미친’ 상태에서 노래하는 것으로, 19세기에 널리 유행했다. 높은 음에서 꼭꼭 쪼거나 화르르 흘러내리는 듯한 목관악기의 화려한 기교를 흉내 낸 ‘콜로라투라’ 기법을 앞세운다.

벨리니의 오페라 ‘청교도’ 중 아리아 ‘당신의 상냥한 목소리’에 이어 역사상 대표적인 ‘광란의 장면’으로 손꼽히는 도니체티 오페라 ‘라메르무어의 루치아’ 중 광란의 장면, 벨리니 오페라 ‘몽유병의 여인’ 및 토마 오페라 ‘햄릿’에서의 광란의 장면이 이어진다. 콜로라투라에서의 강점을 자랑해 온 조씨로서는 모처럼 고국 팬들 앞에서 기량의 정수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 파올로 올미가 지휘하는 체코의 야나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협연한다. 7만∼20만원. 1588-7890, 02-3444-0482

▽신영옥-카레라스 ‘빅 콘서트 2003’=10월 15일 오후 8시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며 프로그램도 가을밤 야외무대에 걸맞은 가벼운 곡들로 구성됐다.

신영옥과 카레라스는 웨버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레하르의 오페라 ‘유쾌한 과부’, 번스타인의 뮤지컬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등의 주요 2중창 장면을 함께 노래한다.

이 밖에도 신씨는 푸치니의 오페라 ‘지안니 스키키’ 중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등 온화한 소리의 마력을 한껏 자랑할 수 있는 유명 아리아와 가곡을, 카레라스는 코스타 ‘나폴리 세레나데’ 등 칸초네들을 선보인다. 2만∼18만원. 1544-1555, 1588-7890, 02-784-5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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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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