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산업고(옛 제주농고) 전자과 동문들은 고교시절 은사인 김성배(金聖培·56)씨와 함께 28일 한라산 등반에 나선다.
이번 산행에는 김씨 제자와 가족 등 200여명이 참가하며 김씨와 교편생활을 함께한 8명의 전현직 교사도 동참한다.
1997년 5월 교통사고로 척추를 다치는 바람에 장애인이 된 김씨는 6월 부인 강명복(康明福·51)씨의 어린이집 개원을 축하하기 위해 찾아온 제자들에게 ‘재기 의지를 시험하기 위해 한라산에 오르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전자과 2기 졸업생 한석인(韓晳印·49)씨는 “절망의 늪에서 희망을 찾아 나선 선생님의 모습에서 또다시 가르침을 받았다”면서 “그 자리에서 산행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11기 졸업생 박승용(朴勝鏞·40)씨는 “선생님은 사제간에 갈등이 있을 때마다 학생들의 마음을 헤아려주셨다”면서 “선생님은 학생들의 반항심을 대화로 누그러뜨리는 묘한 힘을 갖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김씨는 1973년 제주관광산업고에 첫 부임해 줄곧 전자과 학생들을 가르쳤다.
김씨는 “장애인이 된 후 마음의 장애만은 갖지 말자고 수없이 다짐했다”면서 “투병과 재활, 그리고 새로운 도전에 이르기까지 곁을 지키고 있는 아내와 제자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제주=임재영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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