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삶]중년여성 건강지침서 낸 여자의사회 정덕희회장

  • 입력 2003년 11월 2일 18시 03분


최근 중년여성의 건강종합지침서 ‘아름다운 중년’을 발간한 정덕희 한국여자의사회 회장. -박주일기자
최근 중년여성의 건강종합지침서 ‘아름다운 중년’을 발간한 정덕희 한국여자의사회 회장. -박주일기자
“오색찬란한 단풍, 참 아름답죠? 인생의 ‘가을’에 들어선 중년 여성들도 그렇답니다.”

한국여자의사회 정덕희(鄭德姬·67·분당제생병원 이비인후과) 회장은 진료실 밖의 단풍을 가리키며 ‘중년여성 예찬론’을 폈다.

우리나라에서 ‘폐경기(閉經期)’라는 말로 상징되는 ‘중년 여성’의 수는 약 600만명. 여성의 평균수명이 80세로 늘어나면서 건강한 노년을 위한 중년 건강관리의 중요성이 커졌지만 사회적 관심과 지원은 적다. 중년 여성들 스스로도 ‘반쪽 여성’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많은 상황.

“폐경을 맞게 되면 많은 여성들은 삶이 닫혀 가는 것으로 받아들이지요. 그러나 폐경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완숙한 시기이자 또 다른 삶이 열리는 단계입니다.” 이 점에서 ‘폐경’이 아닌 ‘완경(完經)’이란 표현을 쓰자는 것이 정 회장의 제안.

정 회장은 최근 21명의 각 분야 여성 전문의와 함께 펴낸 중년여성을 위한 건강백서 ‘아름다운 중년’에 이런 안타까움을 담아냈다. 이 책은 중년 여성을 위한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건강관리 지침서가 절실하다는 인식에서 기획된 것.

저자들은 모두 중년 또는 중년 이상의 여의사. 폐경 증후군과 유방암 자궁암 관절염 치매 등 중년 여성들에게 흔한 질병에 대한 치료·예방법을 자세히 담았다. 여의사회는 1500부를 인쇄했는데, 모두 무료 배포할 예정이다.

책 표지 그림은 정 회장의 작품. 그는 지금껏 장미만 소재로 하여 100여점을 그렸다. “화려하고 강렬한 장미의 멋에 반해 장미를 그리려고 유화를 배웠지요. 이제 중년도 지난 노년이지만 장미 같은 삶을 살고 싶은 바람이랄까요.”

“나는 사실 중년을 지나는지도 모르고 정신없이 살았어요.” 환자를 보기 시작한 지 올해로 42년째로, 3대를 이어 찾는 환자도 있다는 이 ‘노년 의사’는 “중년은 우울하기보다 오히려 신나는 일”이라며 ‘중년여성 파이팅’을 외쳤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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