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라는 존재가 이렇게 크고 뿌듯한 줄 몰랐어요. 둘째인 딸을 낳고 석 달 정도는 정신없었지만, 이젠 뭔가 꽉 채워진 느낌이 그렇게 좋을 수 없어요. 남편(최은식 서울대 교수·비올리스트)도 많이 도와주고요.”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누이의 느낌이랄까. 그는 예전보다 훨씬 편안해 보였고 자주 웃었다. 결혼 전보다 훨씬 날씬해진 점도 놀라웠다.
새 음반에 실린 작품은 앨범 제목이 된 ‘사랑의 꿈’과 ‘파가니니 대연습곡’ ‘3개의 연주회용 연습곡’ 등 리스트의 곡들이다. ‘피아노의 귀신’으로 불렸던 리스트의 작품인 만큼 연주자의 기교가 가감 없이 드러나는 작품들이다. 이를테면 연주 복귀를 기념해 양보 없는 정면승부를 한 셈.
“기교만 앞서는 작품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리스트의 작품에는 열정과 마성(魔性), 천상의 환희가 엿보입니다. 특히 ‘사랑의 꿈’ ‘탄식’ 등은 어릴 적부터 친숙하게 듣고 연주해 온 작품이죠.”
그는 이번 앨범작업을 맡은 음반 프로듀서(데이빗 프로스트)가 전 과정을 완벽하게 이끌어 주었다며 “대단히 만족스러운 음반”이라고 소개했다.
전국 순회연주는 8일 오후 7시 부산문화회관, 10일 오후 7시반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14일 오후 7시반 대구문예회관, 16일 오후 5시 전북 전주시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18일 오후 7시 충남 천안시 문예회관으로 이어진다. 앨범에 수록된 리스트 ‘콘서트용 연습곡’과 야나체크 ‘안개 속에서’, 슈만 환상곡 C장조 등을 프로그램에 올렸다. 1588-7890, 서울 02-547-5694, 기타 지역 051-747-1536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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