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점을 앞둔 말러 시리즈 연주회의 성공을 축하드립니다. 왜 난해하기로 이름난 말러의 교향곡 전곡을 선택했습니까. 그리고 오늘날 청중이 한 세기 전에 활동했던 말러의 음악에 왜 그렇게 열광할까요.
▽임=간단합니다. 말러가 거기에 있으니까요.(웃음)
▽최=말러의 음악은 연주가와 듣는 이 양쪽에 도전의욕을 고취시킵니다. 단순한 것과 복잡한 것, 성스러운 것과 세속적인 것 등이 충돌해 모순으로 가득한 이 세계의 모습을 직시하도록 일깨워줍니다.
―꼭 악보에만 얽매이지 않는, 지휘자의 개인적 색깔이 비교적 짙게 드러난 시리즈였다는 평입니다.
▽임=신이 우리에게 자유를 주었는데 구속돼서는 안 되죠. 악보 역시 작곡자가 의견을 제시한 문서일 뿐입니다. 요구가 너무 많으면 자유가 없는 ‘인형 같은’ 소리가 나기 십상입니다.
―긴 일정이라 어려움도 있었을 텐데….
▽임=2001년 제 건강이 나빠져 일정을 1년 순연하게 된 것이 마음 아팠습니다.
―자발적인 파트 연습 등 단원들도 남다른 열성을 보였다고 들었습니다.
▽임=워낙 연주하기 힘든 곡들이어서요. 최씨는 단원들을 대상으로 문헌 연구와 DVD 감상회를 갖는 등 단원들이 작품을 깊이 이해하고 연주에 임하도록 도운 주역이었습니다.
―동호인 모임인 ‘말러리아’도 학술적인 뒷받침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최=말러 교향곡 6번 마지막 악장에서 해머(망치)를 이용한 타격이 등장하는데, 지휘자마다 그 치는 횟수가 다릅니다. 임 선생님이 “‘말러리아’에서 결론을 내보라”고 하시더군요. 토론 끝에 말러가 만년에 겪은 아이의 죽음, 빈 국립오페라 음악감독직 퇴진, 심장병 발작 등 삼중고를 상징해 해머 타격을 세 번 하는 것으로 결정하고 그렇게 연주했습니다.
―부천 필의 ‘차기 프로젝트’는….
▽임=논의 중입니다만, 예술의 전당과 공동 프로젝트로 ‘음악사상 길이 남을 명작 교향악 시리즈’를 내년 하반기에 시작하려 합니다. 널리 사랑받으면서도 음악사적 의미가 큰 작품들을 조명할 계획입니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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