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변호사는 14일 투자신탁협회가 주관한 일반운용전문인력 시험에 응시, 22일 합격 통보를 받았다. 합격자에게는 투자자문사나 투신운용사를 설립하는 데 필요한 자격증이 주어진다.
그동안 증권 투자의 ‘재야(在野) 전문가’로 활동해온 그는 “증권투자 분야에서 전문지식을 쌓아왔는데도 사이버 애널리스트처럼 재야 고수(高手)로만 취급되는 것이 싫었다”며 “떳떳하게 활동하기 위해서 자격증을 땄다”고 말했다.
또 소액주주들을 대리해 진행하고 있는 소송에서 증시 관련 기관의 실무를 잘 모르는 한계에 부닥친 것도 자격증을 따기로 결심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고 변호사는 “미국 변호사 자격증 이후 14년 만에 따는 자격증인데 이제는 늙었는지 공부가 힘들었다”며 “내 인생의 마지막 자격증이라는 생각에 4개월간 시험공부를 하면서 막판 한 달 동안은 거의 잠도 안 잤다”고 털어놨다.
그는 서울대 법대 재학 시절 외무고시, 행정고시, 사법시험에 모두 합격해 일찍부터 ‘스타’로 떠올랐다.
과거 주식투자에 손을 댔다가 큰 손해를 본 뒤 증시를 고시 공부하듯이 연구하기 시작, 투자 고수로 변신했다. 현재 인터넷 투자정보 사이트 고문 및 각종 투자설명회 강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주식투자 강연 1회당 강의료로 최고 1억원을 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미래 계획에 대해 “당장은 계획이 없지만 변호사를 그만두고 펀드 매니저로 활동하거나 자산운용사를 차리는 등의 계획에 대해 가능성은 항상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근 구조조정 논의가 진행 중인 한두 군데 중소형 투신운용사에서 인수 제의를 받기도 했다”며 “사람들을 모아 100억원 정도를 모으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