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은 나의 해]<5>뮤지컬 제작자 설도윤

  • 입력 2004년 1월 14일 1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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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제작자 설도윤씨는 “원작을 가진 외국 뮤지컬 제작사들이 작품 가격을 터무니없이 올리려고 하는 움직임에 대응해 국내 뮤지컬 제작자들도 힘을 모아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대연기자
뮤지컬 제작자 설도윤씨는 “원작을 가진 외국 뮤지컬 제작사들이 작품 가격을 터무니없이 올리려고 하는 움직임에 대응해 국내 뮤지컬 제작자들도 힘을 모아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대연기자
“뮤지컬 ‘미녀와 야수’로 올해 공연계의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 겁니다. 2001년에 ‘오페라의 유령’이 있었다면 2004년에는 ‘미녀와 야수’가 있을 겁니다.”

뮤지컬 제작자 설도윤씨(45·설 앤 컴퍼니 대표)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아마도 이런 자신감이 아니었다면 한국 뮤지컬의 지평을 바꾼 ‘오페라의 유령’은 공연되지 못했을 것이다. 그가 2001년 공연기획사 제미로와 손잡고 올린 ‘오페라의 유령’은 120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2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올 8월 제미로, LG아트센터와 함께 무대에 올리는 디즈니 뮤지컬 ‘미녀와 야수’도 초기 제작비 65억원, 총제작비 100억원이 넘는 대작이다. 섣불리 매출을 예단하기는 힘들지만 그는 성공을 확신한다. 현재 천막극장 ‘빅 탑 시어터’로 전국 순회공연을 갖고 있는 뮤지컬 ‘캐츠’도 그가 제작을 맡은 작품으로 총제작비 130억원에 이르는 대작.

“뮤지컬은 상업성을 띠는 장르니까 이익을 좇는 것은 당연합니다. 관객은 좋은 볼거리에 몰립니다. 그러려면 우선 투자를 해서 좋은 볼거리를 만들어 내야죠.”

그는 해외 유명 뮤지컬을 수입해 국내 뮤지컬 시장의 규모를 늘려놓았지만 요즘은 냉정하게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 재미를 본 해외 제작사들이 점차 ‘단가’를 올리려 한다는 것이 그의 판단.

“예를 들어 디즈니 뮤지컬 ‘라이언 킹’의 경우, 디즈니가 제시하는 조건으로는 한국 시장에서 도저히 흑자를 낼 수 없어요. 이런 상황에서 수입을 원하는 한국 제작자들끼리 무모하게 경쟁하는 일은 지양돼야 합니다.”

그래서 그는 ‘뮤지컬 제작자 연합회’(가칭) 같은 협의체를 만들자는 의견을 다른 제작자들에게 조심스럽게 타진 중이다. 원작을 갖고 있는 외국 제작사의 ‘예견된 횡포’에 맞서 한국 제작자들이 힘을 합쳐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돈 되는 수입 뮤지컬에만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일부 지적에 대해 그는 “내년 하반기 상연을 목표로 현재 창작 뮤지컬 2편을 제작 중”이라고 소개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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