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옥(白玉) 같은 피부라는 말이 있다. 양씨의 첫 느낌이 그랬다. 여자라면 시샘이 날 만하다. 그런데도 여성팬이 더 많다. 하긴 부러움과 시샘은 종이 한장 차이니까.
그는 “촬영 강행군으로 ‘못 봐줄 만큼’ 피부가 상했을 때가 아니면 따로 관리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화방지 화장품도 쓰지 않는단다. 그럴리가? 기자는 기필코 그의 ‘피부건강법’을 알아내고야 말았다.
○ 쌀뜨물이 피부 건강 비법?
“처음 쌀뜨물만 버리고 나머지를 받습니다. 얼굴에 바르고 15분 후 씻어냅니다. 피부가 촉촉해지고 미백효과가 뛰어나죠.”
양씨가 내놓은 비법은 ‘쌀뜨물 마사지’였다. 잘게 썬 오이를 얼굴에 붙이는 ‘천연 오이팩’은 특히 여름철에 많이 한다. 벌써 10년 넘게 이 두 가지 방법을 쓰고 있다.
얼굴에 뾰루지 종기 등 피부 트러블이 생길 때는 죽염가루를 쓴다. 세안 후 죽염가루를 바른다. 그대로 잠을 자고 다음날 얼굴을 씻는다. 그러면 트러블이 말끔히 사라진단다.
죽염가루는 몇 년 전 친정 언니가 구해줘 쓰게 됐다. 처음에는 ‘그게 그거겠지’라고 생각했지만 효과가 의외로 좋단다. 대장금 촬영 때 미용팀 막내가 피부 트러블로 고생할 때도 죽염가루를 나눠줘 톡톡히 재미를 봤다.
“에이. 다른 비법이 있죠?”(기자)
“아. 있어요. (웃으며) 이거 가르쳐 주면 안 되는데….”(양씨)
음식을 가리지 말고 먹고 잠을 푹 자란다. 굉장한 것을 기대했는데 싱겁다. 그러나 양씨는 정색하며 말한다. 모두 알고 있지만 실천을 못하는 게 바로 이거란다.
“늦어도 오후 10시면 잠자리에 들고 오전 5∼6시에 일어납니다. 8시간 정도 푹 자는 거죠. 생활 규칙을 만들면 피부도 그에 맞춰 좋아집니다. 아침식사는 절대 거르지 않고 편식은 금물입니다. 아유. 먹는 얘기 하니까 또 배가 고프네.”
○ 잘 먹어야 피부 미인
양씨는 스스로를 ‘먹보’라 불렀다. 가냘픈 몸매를 유지하려면 식사량이 적을 것 같은데 의외다. 며느리는 시댁에서의 식사가 편치 않은 법인데도 시댁에서 두 그릇은 기본이란다.
13년 전 아들 진석이를 임신했을 때 입덧이 심해 못 먹은 경우를 빼면 늘 배가 고프다고 한다. 출산 후에는 하루에 미역국을 다섯 그릇씩 먹었다. 아이를 낳아 본 엄마들은 안다. 하루 세끼 미역국을 먹다 보면 미역 냄새만 맡아도 고개가 돌려진다는 것을….
양씨는 편식을 피부의 가장 큰 적(敵)이라고 말했다. 잘 안 먹고 음식을 가리면 몸 어딘가에 이상이 생길 것이고 피부도 좋아질 리 없다는 거다.
양씨는 음식을 먹을 때도 열량을 따지지 않는다. 아이와 남편에게 ‘정크푸드’라는 피자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천하태평인 엄마며 아내가 아닌가. 그러나 양씨에게는 음식 철학이 있다.
“고열량 식품은 편식을 할 때 문제가 되죠. 우리 집 남자들은 음식을 안 가려요. 채소 생선 청국장 잡탕찌개…. 고르게 잘 먹는 게 최고입니다. 음식을 깨작이는 건 못 참아요.”
○ 자신에게 투자하세요.
30대 후반의 어느 날. 갑자기 시간이 너무 빨리 흐른다는 생각에 삶이 초조해졌다. 책을 읽던 중 한 구절이 눈에 들어왔다. ‘현재가 선물이다.’ 자신에게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아내와 엄마, 주부의 역할을 모두 하려면 귀해져야 합니다. 남편과 아이 옷을 살 때 슬쩍 내 것도 구입하세요. 자신에 대한 투자는 바로 가족에 대한 투자라는 걸 잊지 마세요.” 육아법을 물었다. 스트레스를 안 주려고 아이가 원하지 않으면 학원에는 보내지 않는단다. 잔소리는 절대 앞에서 하지 않고 e메일이나 문자메시지를 보낸다. 아이는 부모로부터 전송된 메시지를 읽으면서 자신의 행동을 돌아본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오이+밀가루’팩 피부 희게▼
쌀뜨물 오이 죽염가루를 쓰는 양미경씨의 피부건강법에 대해 삼성서울병원 성형외과 오갑성 교수는 “아주 좋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오 교수의 추가 설명.
우선 쌀뜨물은 칼륨과 마그네슘 등 무기질이 많이 들어있고 비타민 A, E가 풍부해 피부노화를 막고 색소가 달라붙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일반 비누보다 미백 효과가 좋은 것도 이 때문이다. 기미와 주름살도 어느 정도 막아준다. 다만 민감한 피부에는 좋지 않다.
오이는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고 껍질에 엽록소가 많아 피부 색소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 피부를 진정시켜 줘 각종 피부 손상, 특히 여름철 손상에 좋다. 오이에 밀가루를 섞어 팩을 하면 미백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죽염은 항균과 항염증 작용을 하기 때문에 뾰루지 등이 났을 때 특히 좋다. 피부에 기생하는 세균의 세포 표면을 감싸 번식을 막는다. 죽염을 상처부위에 발랐을 때 따끔거리는 것은 이 때문이다.
단 죽염가루는 피부에 자극을 주지 않을 정도로 입자가 고운 것을 써야 한다. 양씨처럼 얼굴에 바르고 자기보다는 5분 후 깨끗이 씻고 화장수와 로션으로 손질하는 게 좋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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