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카페][책의향기]'디지털 인재의 조건' 펴낸 김홍기씨

  • 입력 2004년 1월 30일 17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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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주기자 zoo@donga.com
김동주기자 zoo@donga.com
2001년 미국의 정보통신전문지 ‘컴퓨터월드’가 선정한 ‘올해의 세계 100대 정보기술(IT)리더’에 꼽혔던 김홍기 한국정보처리학회장(57). 1975년 컴퓨터와 인연을 맺은 후 한국사회의 전산화 정보화 30년을 선두에서 체험한 1세대 IT인인 그가 최근 ‘디지털 인재의 조건’(21세기북스)을 펴냈다. 전 삼성SDS 사장으로 IT기업을 이끈 최고경영자(CEO)였던 그가 책 속에서 꼽은 인재 조건 제1항목은 전문기술도, 어학능력도 아니었다.

“휴머니스트로서의 자질이 가장 중요합니다. 내가 남에게서 대접받고 싶은 것처럼 남을 존중할 수 있는 사람, 그래서 남과 더불어 일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산업사회에서도 ‘인화(人和)’는 조직인이 갖춰야 할 중요한 덕목이었다. 그러나 무수한 네트워크가 중첩되고 한 개인이 다양한 커뮤니티에 참여해 타인과 소통하며 살아가야 하는 정보화사회에서 “휴머니즘은 더 이상 덕목이 아니라 사회적 생존의 기본 자질”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그가 겨냥하는 독자는 누구보다도 심각한 실업위기 속에서 일자리를 구하는 청년들이다. 그는 책 속에서 현장체험을 바탕으로 디지털시대의 환경변화를 조목조목 예견한다. 그러나 이런 트렌드 파악보다 더 중요한 것이 직업 가치관의 확립이라고 강조한다. ‘돈, 출세, 자아실현은 모두 일을 한 후 얻어지는 결과물이다. 중요한 것은 일하는 과정을 통해 얻는 보람 그 자체에 있다’ ‘기술은 인간의 기능을 증대시킬 수 있지만 인간성을 드높이지는 못한다’….

그가 ‘원론’을 강조하는 이유는 그것이야말로 인재 판별의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제가 지금 신입사원을 뽑아야 한다면 무엇보다도 꿈이 있는가를 보겠습니다. 특히 IT기업에서 일하려면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습득하고 자기계발을 해야 합니다. 꿈이 없다면 자기계발에도 소극적일 수밖에 없고 창조적인 아이디어도 낼 수 없죠.”

김 회장은 스스로 끊임없이 자신을 ‘갱신’하며 살아온 사람이다.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은행에 취직했던 그는 스물여덟 살에 컴퓨터를 처음 접한 뒤 금융인에서 IT인으로 진로를 바꾸었다.

“IT산업 자체가 급격한 변동 속에 있다 보니 늘 떠밀려서라도 새로운 것을 공부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그 덕분에 ‘평생 공부한다’는 자세가 자연스레 몸에 익었죠. 그런 재미를 알고 나면 아무리 안정을 보장한다 해도 틀에 박힌 일에는 머물 수 없습니다.”

정은령기자 r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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