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강로 전 2010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공동사무총장(48). 그는 세계 스포츠외교 사상 처음으로 다른 나라의 올림픽 위원이 된 주인공이다.
몽골 NOC는 윤씨가 아시아인으로서 국제올림픽운동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자국 NOC 위원 및 국제스포츠 협력분야 특별 자문역, 그리고 몽골 올림픽 대사 직책을 수여한다고 최근 알려왔다.
이에 따라 윤씨는 23일부터 27일까지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리는 제14차 세계국가올림픽위원회 총연합회(ANOC) 총회에 몽골 대표로 참석한다.
“저도 깜짝 놀랐어요. 처음 있는 일이니까요. 국제스포츠 무대에서 지난 20여년간 쌓아온 경력과 노하우를 인정받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는 82년 대한체육회 입사 후 줄곧 국제 업무에만 종사해 온 ‘스포츠외교통(通)’. 한국외국어대 영어과를 거쳐 동시통역대학원에서 영어와 프랑스어를 공부한 그는 스페인어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실력파.
2010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결정한 지난해 7월 체코 프라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선 유창한 영어와 프랑스어를 섞어가며 평창 프리젠테이션을 주도해 주위의 감탄을 사기도 했다.
윤씨는 지난해 말 자의반 타의반으로 대한체육회를 떠났다. 각종 국제스포츠회의에 빠지지 않았던 그가 나타나지 않자 작드수렌 몽골 NOC 위원장으로부터 편지가 날아왔다. ‘몽골 올림픽운동을 위해 일해 달라’는 내용.
그는 “처음엔 망설였지만 보람 있는 일이라는 생각에 수락했다. 그동안 쌓아온 몽골 NOC와의 인연이 결심을 도와줬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말엔 나차긴 바가반디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몽골국가올림픽아카데미가 수여하는 첫 명예박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내 사람, 네 사람 가리지 않고 인재를 기용하는 칭기즈칸식 경영정신이 배어 있는 몽골이기에 나를 초빙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항공비조차 지원해 주지 않는 무급 명예직이지만 열심히 해볼 작정입니다. 우리 스포츠 외교력을 키우는 데 보탬이 되는 일이기도 하니까요.”
그는 요즘 민간 차원의 국제스포츠외교연구소를 창설하느라 바쁘다. 또 스포츠 영어책 발간도 준비하고 있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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