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졸업 46년만에 전문대 졸업 68세 강종희 前의원

  • 입력 2004년 2월 18일 19시 01분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46년만에 도립 거창전문대에서 공업전문학사 학위를 받은 강종희 전 의원.  -사진제공 거창전문대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46년만에 도립 거창전문대에서 공업전문학사 학위를 받은 강종희 전 의원. -사진제공 거창전문대
“평생 야산의 흙 속에서 돌을 캐는 사업에 종사해 왔지만 흙을 구성하는 성분이 무엇인지조차 몰랐습니다.”

18일 오전 경남 도립 거창전문대 건설환경시스템과를 자식뻘인 ‘학우’ 470여명과 함께 졸업하며 공업전문학사 학위를 받은 강종희(姜宗熙·68)씨는 “2년 동안 많은 것을 배우고 깨쳤다”고 소감을 밝혔다.

4.5점 만점에 평균 평점 3.81점을 받은 그는 “나이 탓에 수학과 영어가 특히 어려웠으나 전문성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1958년 거창농림고(현 거창산업과학고)를 졸업한 강씨는 70년대 초반 석재산업에 뛰어든 이후 외길을 걷고 있다. 이를 통해 상당한 재력을 쌓았고, 경남도의원에 이어 전국구 국회의원도 지냈다.

또 1993년에는 회사 이름을 딴 ‘모동장학재단’을 설립해 운영하는 등 후학 양성에도 힘썼다.

강씨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고졸의 ‘설움’을 적지 않게 겪었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특수대학원도 두 곳이나 수료했다.

그러다 90년대 말 대구 계명대 거창분교 경영학과에 입학했으나 3학년을 마친 뒤 개인적인 사정으로 학업을 중단했다.

2002년 이 대학 졸업에 필요한 학점을 따기 위해 1년만 다닐 생각으로 입학했으나 욕심이 생겨 전체 과정을 마치게 된 것.

강씨는 “내친김에 올 8월 계명대를 졸업하면 대학원에 진학해 공부를 계속하면서 사회사업에도 힘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거창=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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