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은 인천 동산중 시절부터 밴드활동을 하면서 타악기를 다뤘으며 양손에 3개씩 6개의 북채를 쥐고 큰북을 두드리는 연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1964년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과 ‘애드 포(Add Four)’라는 그룹을 결성하는 등 30여년간 대중음악계에서 활동했다.
80년대 중반 이후 일본 미국 유럽 등지에서 세계적인 뮤지션들과 500여회의 연주회를 펼쳤다. 일본에서 그는 재즈와 타악을 접목한 거장으로 손꼽힌다.
그는 또 세서미각(細書微刻)과 글자의 대칭을 바꿔 쓰는 좌서(左書)의 달인이기도 했다. 쌀알 한 톨에 반야심경 283자를 새겨 90년 세계 기네스북에 등재됐으며 지난해에는 좌서 음각전을 열기도 했다.
2002년부터 2년간 중앙대 타악연희과 겸임교수를 지냈으며 지난달에는 한성대에서 명예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나이가 들어서도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를 즐겨 타는 것으로 유명했다.
78년부터 고인의 후원회장을 맡아온 유재만씨는 “귀는 음악에, 눈은 세서미각에, 손은 북에 바치는 등 그는 온몸을 바쳐 예술혼을 불태웠다”고 말했다.
유족은 부인 권명희(權明嬉)씨와 딸 지양(智洋)씨가 있으며 발인은 3일 오전 6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서울 종로구 인사동과 대학로 재즈카페 ‘천년동안도’에서 노제가 열린다. 02-392-2299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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