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길 경남 산청교육장 “태권도는 정신이 우선”

  • 입력 2004년 3월 4일 20시 30분


현직 교육장으로서 태권도의 최고 경지인 공인 9단에 오른 이병길 경남 산청교육장.   -산청=뉴시스
현직 교육장으로서 태권도의 최고 경지인 공인 9단에 오른 이병길 경남 산청교육장. -산청=뉴시스
“태권도만큼 자기수양과 인격도야에 좋은 운동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태권도의 ‘지존(至尊)’격인 9단에 오른 이병길(李秉吉·61) 경남 산청교육장은 “중학교 시절 호신을 위해 시작한 운동이 ‘평생의 벗’이 됐다”고 말했다.

이 교육장은 진주사범 병설중학교 2학년이던 1957년 대한당수도 권무관에서 처음 도복을 입었다.

당수도로 3단까지 승단한 그는 1963년 대한태권도협회로 조직이 통합된 이후 승단을 거듭해 1990년 8단을 땄고 올 1월 중순 최고봉인 9단에 올랐다.

태권도 공인 9단은 고인과 생존자를 통틀어 전 세계적으로 200여명에 불과할 정도.

이 교육장은 “9단 승단심사를 앞두고 1년여 동안 매일 하루 2시간씩 수련을 했다”며 “앞차기나 돌려차기는 어려움이 없었으나 나이 때문인지 옆차기는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운동 과정에서 다리 근육을 다쳐 2개월을 쉬기도 했다.

이 교육장은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면서 본인의 수련은 물론 제자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고 후학양성을 위한 도장도 열었다.

그는 부임하는 학교마다 태권도를 교기로 선정해 학생들을 정성껏 지도했고 여러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가 1976년 경남 진주시 상대동에 문을 연 화랑체육관은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특히 이 교육장의 수제자 7명은 ‘화랑’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딴 체육관을 각각 운영 중이다.

이 교육장의 영향을 받아 어릴 때부터 태권도를 배운 큰아들 상봉(尙奉·33·연구원)씨는 5단, 둘째 상언(尙彦·30·회사원)씨는 4단의 고단자.

그는 “40여년간 수련을 하면서 태권도의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정신적 가치에 더 큰 매력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교육장은 진주사범(현 진주교육대)을 졸업하고 경남도교육청 과장과 초등학교 교장 등을 거쳐 지난해 9월 산청교육장으로 부임했다.

산청=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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