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역의 감옥서 부치는 전시회…석재현씨 사진전

  • 입력 2004년 3월 5일 19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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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의 하루'         -사진제공 갤러리 편도나무
'산사의 하루' -사진제공 갤러리 편도나무
탈북자들의 해상 망명 과정을 취재하다가 중국 당국에 체포돼 현재 중국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사진작가 석재현씨(36)의 개인전이 열린다. 석씨는 지난해 1월 탈북자 취재 중 체포돼 2심에서 2년형을 선고받았다.

이번 개인전에는 그동안 석씨가 프리랜서 사진기자로 활동하며 촬영한 ‘산사의 하루’ ‘한국 속의 외국인’ ‘미국의 교도소’ 등 30여점이 전시된다.

석씨는 2002년 뉴욕 타임스의 의뢰로 중국을 취재하던 중 우연히 만난 탈북자를 통해 이듬해 초 국제인권단체들이 탈북자들의 대규모 보트 해상탈출을 기획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현장을 취재하기로 결심한 그는 2003년 1월 18일 새벽 중국 산둥(山東)성 한 항구에서 20t짜리 배 두 척에 탄 70여명의 탈북자들과 동행했다가 현장에서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

탈북자들은 북한으로 송환됐고 이들을 돕던 한국인들은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석씨는 불법 취재 등의 죄목이 아닌 탈북 브로커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뉴욕 타임스가 공문을 보내 기자 신분임을 증명했으나 중국 정부와 법원에 의해 묵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산둥성 웨이팡(유坊)의 한 교도소에 수감 중인 석씨를 면회하고 온 부인 강혜원씨는 “75kg이었던 몸이 50kg도 안 되어 보였다”며 “온기 하나 없는 방에서 30명이 넘는 중국 범죄자들과 함께 칼잠을 자고, 동상에 걸려 손가락은 검게 썩어가고 있었다”고 전했다. 5∼16일 서울 종로구 사간동 갤러리 편도나무. 02-3210-0016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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