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대학교’賞 받은 영남대 이상천총장

  • 입력 2004년 3월 29일 19시 11분


“대학의 미래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때일수록 교수들의 협력이 더욱 절실합니다.”

전국 90개 사립대학으로 구성된 전국사립대교수협의회연합회(회장 이철세·李哲世 배재대 교수)는 올해 ‘훌륭한 대학교’라는 다소 이색적인 상을 마련했다. 이 상은 다른 상과는 달리 사립대학의 민주적 의사결정 분위기 등을 주로 평가한다.

2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사립대교수협의회연합회 정기총회에서 제1회 훌륭한 대학교 상을 받은 영남대 이상천(李相天·52) 총장은 “이 상으로 사립대학이 더욱 투명하게 운영됨으로써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남대는 사립대교수협의회연합회 회원들이 지난 한 해 동안 회원 사립대학을 심사한 결과 가장 투명하고 민주적인 대학으로 선정됐다.

이 총장은 “교수들은 흔히 자기권리는 적극 주장하면서도 동료 교수와의 협력은 부족하다는 평을 듣는다”며 “학생 모집이 어려운 데다 교육시장 개방으로 대학을 둘러싼 환경이 위태로운 상황에 교수들이 모래알처럼 흩어진다면 대학 경쟁력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영남대는 2001년 교수협의회를 전국 사립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대학본부와 대등한 정식 학교기구로 만들었다. 지난해부터는 전체 교수회의를 인터넷으로 생중계해 직원과 학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또 총장 등 주요 보직교수들이 해외출장을 다녀올 경우 결과보고서를 학교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사제의 정이 두텁기로 소문난 이 대학 사범대는 지난달 전국 40개 사범대 평가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평가 단장을 맡았던 이재윤(李在潤·67) 중앙대 명예교수는 “학내 구성원들의 민주적 의사결정 풍토는 우리나라 사립대학이 나아갈 방향”이라고 말했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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