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한국외국어대 대운동장에서는 제23회 ‘외대 월드컵’ 결승전이 펼쳐졌다. 올해는 영어과와 서반아어과의 대결.
1981년 첫 대회를 시작한 이후 한국외국어대의 대표적인 교내 잔치로 자리 잡은 이 행사에 예년에 보지 못한 모금함이 본부석과 운동장 입구에 자리 잡고 있었다. 이 대학 학생들이 동아일보가 전개하고 있는 ‘이라크에 축구공 보내기 운동’에 동참키로 한 것. 이날 모은 성금은 다음주에 동아일보사에 기탁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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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부 장관 김대환 외 기탁 |
성금 모금에 먼저 발 벗고 나선 것은 이 대학 축구부. 축구부 매니저인 졸업생 이은선씨(24·여)는 “상업적인 이득만 좇아 이라크에 진출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씁쓸했다”며 “아무런 조건 없는 친구로서 이라크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데에는 축구만 한 수단이 없을 것”이라고 동참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400여명의 학생이 쌀쌀해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운동장을 찾아 경기를 보며 한껏 열광하는 한편 이라크 청소년들에게도 사랑의 손길을 아낌없이 베풀었다.
TV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 ‘무인시대’ 등에서 개성 있는 조역으로 출연한 탤런트 김하균씨도 모금에 참여했다. 김씨는 결승전에 앞서 한국외국어대 축구부와 친선경기를 가진 연예인 축구단 ‘프렌즈’의 선수.
이날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는 아랍어과 학생들이 이라크 전통 의상을 입고 운동장에 나타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아랍어과 학생회장인 엄태용씨(22)는 “중동 문화권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테러와 전쟁을 주로 연상하는데 우리가 앞장서서 중동지역의 참모습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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