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사관학교 49기 동기인 제18전투비행단 정준영 중위(25)와 제8전투비행단 박지연 중위(26)는 모두 F-5E 전투기 조종사로 17일 서울 공군회관에서 백년가약을 맺는다.
그동안 헬기 조종사 부부, 전투기-수송기 조종사 부부는 있었지만 남편과 부인이 모두 전투기 조종사인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두 사람의 우정이 사랑으로 변하기 시작한 것은 공사 2학년 때부터였다. 고난도의 비행훈련 과정에서 나눴던 ‘전투기와 조종술’에 대한 대화가 점차 개인적인 고민, 장래의 꿈,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걱정으로 발전한 것.
정 중위는 “훈련 중 아무리 복잡한 교신이 이어져도 지연이(박 중위)의 목소리만큼은 또렷하게 들렸다”고 말했다.
육체적 심리적 스트레스 때문에 싸울 때도 있었지만 오히려 스트레스의 원인이었던 전투기가 그들의 사랑을 붙잡아줬다.
박 중위는 “안전한 전투기 조종을 위해선 심리적인 안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서로 이런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싸우더라도 절대 지나치지 않게, 그리고 빨리 화해했다”고 말했다.
가족계획을 묻자 두 사람은 “비행 기량이 더 발전할 때까지 앞으로 3∼4년은 훈련에만 전념해야 할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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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해군사관학교에서는 최초의 동기생 부부가 탄생했다.
진해기지사령부 소속 고속정 부장 임병국 중위(24)와 군수지원함 천진함의 항해사인 정현아 중위(25)는 해사 57기 동기로 2학년 때부터 함께 외국어를 공부하며 사랑을 키워 왔다.
임 중위는 생도 4학년 순항훈련 기간 중 멕시코에서 맞이한 성탄절날 정 중위에게 로맨틱한 청혼을 해 결혼에 골인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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