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前의원 ‘금배지 대신 鐵人배지’

  • 입력 2004년 6월 28일 00시 36분


“철인 되기가 이렇게 힘든 줄 몰랐습니다.”

27일 강원 속초시에서 열린 2004설악국제트라이애슬론대회(철인3종경기)에 처음 출전해 완주한 오세훈 변호사(43·전 한나라당 국회의원). 부인 송현옥씨(서경대 연극영화과 교수) 등 가족과 관중의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피니시라인을 통과한 그는 가쁜 숨을 내쉬며 이렇게 말했다.

수영 1.5km, 사이클 40km, 마라톤 10km를 주파하는 이번 대회에서 오 변호사의 기록은 3시간25분14초. 40대 그룹 완주자 184명 가운데 167위의 기록이다.

주최측이 정한 컷오프 시간인 3시간30분을 4분 남짓 남기고 골인한 오 변호사는 “어느 한 종목 힘들지 않은 것이 없었지만 사이클이 가장 힘들었다. 또 참가자들이 서로 몸을 부딪치며 파도와 싸워야 했던 수영도 만만치 않았다”고 털어놨다.

마라톤 경기에서도 처음 출발할 때 근육통으로 고생하는 등 호된 신고식을 치른 오 변호사는 “완주도 못할 줄 알았다”며 “중간에 주저앉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지만 격려해주시는 분들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나 스스로와 싸워 이기고 도전하는 기쁨을 누리기 위해 철인3종경기에 도전했습니다. 첫 도전에서 완주한 만큼 앞으로는 기록 단축에 노력을 기울일 작정입니다.”

제17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고 정치를 떠나 보통사람으로 돌아간 오 변호사. 뒤늦게 트라이애슬론의 매력에 흠뻑 빠져든 그는 ‘3시간 내 주파’를 목표로 세웠다.

한편 팔순을 바라보는 김홍규씨(77·서울 관악구 봉천동)는 3시간8분12초에 완주해 13일 통영대회에 이어 보름 동안 2개의 트라이애슬론대회를 완주하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김씨는 1993년 충남 대천해수욕장에서 열린 트라이애슬론대회를 통해 철인경기에 입문한 뒤 지금까지 100여 차례나 참가한 마니아.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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