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삶]강화서 농사 지으며 출판사 경영 황덕명씨

  • 입력 2004년 6월 29일 18시 09분


캡강화도에서 농사를 지으며 출판사를 운영하고 주말에는 ‘도장리 생활학교’를 여는 황덕명 대표는 “마을공동체는 체험을 통해서만 느낄 수 있는 교육의 뿌리”라고 말했다.-강화=유윤종기자션
캡강화도에서 농사를 지으며 출판사를 운영하고 주말에는 ‘도장리 생활학교’를 여는 황덕명 대표는 “마을공동체는 체험을 통해서만 느낄 수 있는 교육의 뿌리”라고 말했다.-강화=유윤종기자션
트럭을 타고 나타난 ‘농사꾼’ 황덕명(黃德明·41)씨의 옷에는 황토가 덕지덕지 묻어 있었다. 김매기를 하고 오는 길이란다.

그는 전문 농사꾼은 아니었다. 1993년 서울 마포구 구수동에 문을 연 교육전문 출판사 ‘내일을 여는 책’의 대표이기도 하다. 1999년 인천 강화군 양도면 도장리의 한 민가로 출판사를 옮기고 본격적으로 농사일을 시작했다. 격월간 ‘처음처럼’과 매달 한 권 이상의 단행본을 내면서 주말에는 도회 아이들과 선생님들의 체험학습장인 ‘도장리 생활학교’를 연다. 그러면서도 매일 열 시간 이상 들에 나가 일한다.

“강화도에 온 것은 한적한 전원생활을 누리려는 게 아닙니다. 공동체의 가치가 살아 있는 현장을 배우러 온 거죠.”

고려대 82학번인 그는 사범대 학생회장을 지냈다. 민주화 투쟁이 격렬했던 시대였지만 극단 일변도의 투쟁현장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사범대는 특히 ‘교직에 투신하겠다’는 목표를 가진 학생들의 집단이죠. 투쟁보다는 교육사상가들의 철학을 연구하고 교육과 삶에 대한 성찰을 먼저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브라질의 교육사상가 파올로 프레이리 등의 책을 탐독한 그는 “건전한 교육철학은 삶의 현장에서 나온 것이고 그 뿌리는 마을공동체다”라는 생각을 했다. 격월간지를 내면서 철학이 있는 교육론을 담기 시작했다. 6년 뒤 온 가족이 강화도로 터전을 옮겼다.

지금 그는 출판사로 쓰고 있는 민가 옆에 시멘트 블록으로 ‘새집’을 짓고 있다. 주말마다 찾아오는 ‘도장리 생활학교’ 학생들이 40평 남짓한 새 건물에서 더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도시 학교의 학생들이 1년 단위로 마을과 자매결연을 하도록 하는 방안을 생각 중입니다. 한번 왔다가 가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수확과 유통 등의 과정을 같이 체험하면서 ‘함께 나누는 삶’의 가치를 더욱 깊이 느끼게 하고 싶습니다.”

강화=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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