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등법원 민사1부 김종대(金鍾大·사진) 부장판사는 두 번이나 이순신 평전을 출간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순신 마니아’인 김 부장판사는 9일 이순신의 일대기를 정리한 ‘내게는 아직도 배가 열두 척이 있습니다’(북포스 간)를 출간했다. 출판 수익금은 전액 문화단체에 기부키로 했다.
2002년 학생들을 위해 이순신 평전을 펴내 일선 학교와 도서관 등에 기증한 그는 이번에는 내용을 보충하고 충실하게 삽화와 사진들을 삽입해 개정판을 냈다.
그는 “우리 민족의 역사를 되돌아볼 때 충무공만큼 지혜와 용기, 올바른 공직자의 자세, 문학적인 소질 등을 고루 겸비한 영웅은 없다”며 “국내에서는 여러 가지 역사적인 이유들로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 책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1974년 공군법무관 시절 사병들의 정신교육을 담당하면서 처음으로 충무공을 진지하게 접하게 된 그는 이후 충무공과 관련된 사료들을 탐독하며 연구에 몰입했다.
1991년부터 2년간 경남 통영지원장을 지낼 때는 향토사학자들과 함께 현장을 직접 답사하며 책을 준비하는 열정도 보였다. 노무현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인 그는 “노 대통령이 탄핵됐을 때 충무공 관련 서적을 읽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반가웠다”며 “그러나 ‘칼의 노래’는 충무공의 분노를 담은 책이어서 당시 상황과 맞물려 탄핵파에 대한 분노가 더 커질까봐 걱정됐었다”고 말했다. 김 부장판사는 충무공의 지략을 배운 탓인지 재판 과정에서 이해당사자들의 갈등을 줄이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 부산지역 법조계에서는 화해와 조정의 달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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