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에 위치한 자연치유대학의 ‘교수’인 천경숙(千慶淑·48)씨는 명상을 통한 치유라는 국내에서는 생소한 분야를 개척해 가고 있는 사람이다. 이 대학은 ‘자연성을 회복하는 것이 근본적인 치료’라는 생각을 공유한 사람들이 모여 지난해 설립한 의료재단법인.
이곳에서 우울증과 비만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1박2일짜리 ‘자연치유캠프’도 맡고 있는 천씨는 공황장애(恐慌障애), 불면증, 우울증 등의 정신질환은 명상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 자신이 오랫동안 공황장애를 앓다가 명상을 통해 치유한 경험자이기 때문. 공황장애는 곧 무슨 일이 있을 것 같은 극심한 불안상태를 일상적으로 느끼는 정신질환으로, 때로 몸이 마비되고 호흡을 하지 못하는 발작을 일으키기도 한다.
“중학교 시절부터 20여년간 공황장애를 앓았습니다. 언제 시작될지 알 수 없는 발작과 일상적으로 느끼는 공포와 불안 때문에 성인이 되고서도 정상적인 생활을 못하고 집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1996년부터 2년간 아주대 병원에서 약물치료를 받았지만 완치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단전호흡과 명상을 접하곤 곧 이에 몰두했다. 6년 전에는 미국 애리조나의 한 명상치유 기관에 들어가 하루 14시간씩 명상을 통해 질환을 완전히 극복했다. “어느 순간, 모든 것이 마음의 문제라는 사실을 깨달았지요. 공황장애는 제 스스로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의 응어리를 몸과 마음에 쌓아 놓은 결과였어요.”
천씨는 ‘이제는 나도 남을 도우며 살자’는 생각에 내친 김에 그곳에서 명상치유사 과정을 이수하고 99년 초 귀국해 서울 변두리에 명상 클리닉 센터를 열었다.
“사람은 원래 완전합니다. 명상은 이를 발견하고 자각하게 도와줄 뿐이죠.”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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