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구연맹 첫 외국인 기술위원 제럴드 바리사노씨

  • 입력 2004년 9월 9일 18시 49분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어눌하기는 해도 한국어로 말하는 인사가 반갑기만 했다. 그가 건네는 명함에는 ‘You are Jerry’에서 따왔다는 ‘유제리’라는 한국 이름이 적혀 있었다.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한국농구연맹(KBL) 기술위원에 선임된 제럴드 바리사노(51·사진). 9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KBL센터에서 열린 기술위원 회의에 처음 참석한 그는 의욕이 넘쳐 보였다.

KBL 기술위원은 프로농구 기술 향상과 경기 관련 각종 제도 및 규칙을 책임지는 역할을 맡는다. “아시아 최고 수준인 한국 프로농구가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어요. 아이디어가 많은데 조금씩 풀어 놓으렵니다. 전반과 경기 종료 2분 전에 4점 슛을 허용하면 경기가 더욱 흥미롭지 않을까요.”

농구 경기의 즐거움은 물론이고 체육관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려야 관중이 몰려든다는 게 그의 지론.

미국 출신으로 보스턴대와 동 대학원에서 홍보와 저널리즘을 전공한 바리사노씨는 1970년대 후반부터 30년 가까이 스타TV를 비롯한 방송에서 농구 전문 캐스터로 일해 왔으며 1993년부터 10년간 미국프로농구(NBA) 공식 에이전트로 활동했다. 2002년부터 미국의 자동차 전문 휠TV 아시아본부 이사로 한국에 온 그는 농구와의 오랜 인연으로 한국 프로농구에 높은 관심을 가지면서 이번에 KBL 기술위원까지 맡았다.

지난해까지 독학으로 한국어를 공부한 바리사노씨는 올해 초부터 연세어학당에서 1주일에 4시간씩 한국어를 배워 어느 정도 대화가 가능하다. 서울 시내 구석구석의 맛집을 꿰고 있는 그는 역삼동 골목의 부대찌개 집이 끝내준다고 엄지손가락을 세운다.

“그 매콤한 맛은 정말 잊을 수가 없어요. 한국은 나에게 제2의 고향입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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