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은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자살방지협회(IASP)가 제정한 제2회 ‘세계자살예방의 날’. 한국자살예방협회는 제1회 ‘생명사랑대상’ 봉사부문 수상자로 서울 용산경찰서 한강순찰대 이촌초소를 선정했다.
올해 들어 7월까지 이촌초소 근무자들이 구조한 사람은 모두 20명. 벌써 작년 한 해 동안의 총구조인원만큼을 구해냈다. 1997년부터 이촌초소에 근무한 유병종 경장(39)의 수상소감은 간단했다.
“자살자 구조를 많이 했다고 상을 받자니 민망합니다. 자살사고가 줄어야 정말 보람을 느끼겠죠.”
이촌초소 근무자는 유 경장과 김영태 경사(49), 송응길 경사(47), 박종원 경장(35) 등 4명. 2명이 번갈아 24시간씩 근무한다. 하루에도 한두 번씩 익사자 시체나 자살사고를 접하다 보면 이력이 나지 않을까? 유 경장은 자살에 익숙해져버린 사회와 매스컴에 안타까움을 전한다.
“현장을 목격하고도 당황해서 머뭇거리거나 한참 지난 다음 ‘양심에 걸려서 전화한다’는 분도 가끔 있어요. 사고 발생 즉시 신고만 해줘도 대부분 구조가 가능할 텐데….” 순찰정 1척과 쾌속선 2척 외엔 특별한 구조장비가 없지만 1996년 구입한 쾌속선이 낡아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현장에 출동하면 무조건 강물로 뛰어들어 사고자를 구해낸다. 취재 중 마침 사고신고가 접수되자 근무자 2명이 초소를 박차고 달려 나갔다.
한편 생명사랑대상 문화부문 수상자에는 창작극 ‘이렇게 생각한다면…’으로 청소년에게 자살 예방 메시지를 전한 탤런트 이상철씨(42),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에는 1988년부터 자살예방 상담원으로 봉사해 온 ‘서울 생명의 전화’ 하상훈씨(44)가 각각 선정됐다.
손택균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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