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 건축비엔날레 대상 양윤재 서울시 행정2부시장

  • 입력 2004년 9월 14일 18시 45분


“청계천 복원은 단순한 하천 되살리기가 아니라 수도 서울의 600년 역사와 찬란했던 조상들의 문화를 복원하는 ‘역사 문화 되살리기’입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12일 개막된 제9회 베네치아 국제건축비엔날레에서 서울시의 청계천 복원사업이 ‘최우수 시행자상’을 받았다.

13일 서울시를 대표해 이 상을 받은 양윤재(梁鈗在·사진) 행정2부시장은 “건축전문가인 심사위원들이 청계천 복원의 역사 문화적 의미를 높이 평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광교와 수표교, 호안석축 등 서울 도심을 지나는 청계천의 역사를 되살리는 작업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것.

2년마다 열리는 베네치아 국제건축비엔날레는 세계 최대 규모이자 최고(最高)의 도시계획 건축 전시회.

기획 단계부터 청계천 복원사업에 참여해 최근까지 복원공사에 전념해온 양 부시장의 수상 소감은 남다르다.

그는 “복원 공사에 이해관계를 가진 청계천 주변 상인이나 노점상들보다도 복원 자체를 반대하는 전문가나 서울시청 직원들을 설득하는 게 더 어려웠다”고 회고했다.

1990년대 초 서울대 교수 시절 도심재개발 연구를 위해 학생들과 함께 청계천 주변을 돌아보면서 청계천 복원을 구상한 그는 2002년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 후보가 이를 선거공약으로 채택하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물은 생명의 근원이자 모든 것을 녹여내는 화합의 용광로입니다. 청계천 복원이 이념과 세대, 빈부 갈등 등을 녹여내는 계기로 작용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양 부시장이 보는 청계천 복원 사업은 단순한 하천의 복원 차원을 넘어 한 차원 높은 화합의 철학과 맞닿아 있는 듯 했다.

하종대기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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