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백제큰길마라톤대회 89세 최고령 참가 이증현씨

  • 입력 2004년 10월 8일 19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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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지 않으면 오히려 숨이 차고 하루하루가 힘듭니다. 허리는 약간 구부러졌지만 열심히 뛰겠습니다.”

10일 충남 공주∼부여에서 열리는 동아일보 ‘2004 백제큰길마라톤대회’의 5km 건강달리기 부문에 신청한 최고령 참가자 이증현(李增賢·89·대전 서구 탄방동·사진)씨. 그는 대회를 이틀 앞둔 8일 동네 주변을 가볍게 달리며 컨디션을 조절 중이다.

이씨는 그동안 각종 마라톤대회가 열릴 때마다 ‘이산가족 남북통일’이라는 머리띠를 두르고 5km 이상을 거뜬히 소화해 내 주위로부터 박수와 시선을 한몸에 받아 왔다. 지난달 14일 충남 금산에서 열린 한 마라톤대회에서는 5km 구간을 53분에 뛰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50분 안에 뛰는 게 목표다.

그의 달리기 인생은 16세 때인 1931년 동아일보 황해도 황주지국에서 수금사원으로 일하면서 시작됐다.

“새벽에 신문 한 무더기를 옆구리에 끼고 뛰기 시작하면서 아팠던 몸도 건강해졌어요.”

그는 이후 1932년 평양 마라톤대회와 1934년 부산∼신의주 구간 마라톤대회를 비롯해 6·25전쟁 때 월남한 이후에도 지금까지 300여 차례 각종 마라톤대회에 출전했다. 그가 사는 대전 집에는 트로피와 메달, 상패, 상장이 응접실을 가득 채우고 있다.

운동을 하지 않을 때에는 부인 이확실씨(84)와 동네 주변을 다니며 폐품 등을 수집한다. 폐품을 팔아 모은 돈의 일부를 불우이웃 돕기에 내놓기도 한다.

대전=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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