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몸 이끌고 아들 간호 골수 기증자 찾지못해 ‘발 동동’

  • 입력 2004년 10월 19일 19시 17분


급성 골수성 백혈병을 함께 앓고 있는 이은경씨와 이씨의 아들 엄효식군. 이씨는 현재 통원치료 중이나 엄군은 아직 골수이식 기증자가 나오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 사진제공 서울아산병원
급성 골수성 백혈병을 함께 앓고 있는 이은경씨와 이씨의 아들 엄효식군. 이씨는 현재 통원치료 중이나 엄군은 아직 골수이식 기증자가 나오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 사진제공 서울아산병원
“우리 얘기가 딱한지 다른 환자들이 우리의 밝은 모습을 보고 위로를 받고 돌아가곤 하죠. 우리의 절망이 그들에게는 희망이 되는 것 같아요.”

어머니와 아들이 모두 백혈병으로 투병 생활을 하고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난해 초까지 간호사로 환자들을 돌보던 이은경씨(39·여)는 같은 해 8월 몸에 생긴 피멍이 가라앉지 않고 어지럼증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가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라는 절망적인 진단을 받았다.

담담하게 항암치료를 받던 이씨에게 다시 가혹한 일이 생긴 것은 불과 두 달 뒤인 같은 해 10월.

병문안을 왔던 아들 엄효식군(9)의 몸에서도 빨간 피멍이 발견됐고 불길한 생각에 검사를 받은 결과 똑같은 병에 걸렸다는 판정이 나왔다.

이들도 처음엔 하늘만 원망할 수밖에 없었다. 유전되는 병도 아닌데 어떻게 동시에 이런 고통을 겪게 되는지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던 것.

그러나 엄군은 어른들도 받기 힘들다는 항암치료를 잘 받으며 견뎠고, 이들 모자는 서로를 위로하며 씩씩하게 투병 생활을 해나갔다.

그 결과 다행히 이씨는 치료를 통해 백혈병을 90% 정도 극복하고 통원치료를 받게 됐다.

그러나 엄군의 경우 완치를 위해 골수를 이식받아야 하지만 아직까지 기증자가 나오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

이씨의 주치의인 서울아산병원 혈액내과 이규형(李揆亨) 교수는 “재발 가능성이 있어 무리하면 안 되는 상황인데도 아들을 극진히 간호하는 이씨의 모성애를 볼 때마다 가슴이 찡하다”고 말했다.

이들의 치료에 도움을 주려면 서울아산병원 홍보팀(02-3010-3053∼5)에 문의하면 된다.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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