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연출가의 대모(代母)’로 불렸던 고인은 1966년 국내 최초의 여성 극단인 ‘극단 여인극장’을 창단해 39년간 이끌어왔으며 한국여성연극인회 회장, 세계여성연극인협의회 이사 등을 지냈다. 평생 리얼리즘 연극을 추구했던 그는 ‘아내라는 직업의 여인’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등 생전에 100편이 넘는 작품을 연출했다. 마지막 작품은 지난해 10월 22일∼11월 14일 서울 대학로 정미소극장에서 공연된 ‘아름다운 여인의 작별’.
경남 진주 출신인 고인은 1950년 신극협의회 단원으로 연극과 인연을 맺었다. 희곡작가 지망생이었던 고인은 ‘희곡을 쓰려면 무대를 알아야 한다’는 고 이해랑(李海浪) 선생의 조언에 따라 연출가의 길을 걸었다. 영화 ‘순교자’(1964년)를 제작하는 등 한때 영화에도 관심을 가졌다. 동아연극상 연출상(1987년) 등을 수상했으며 2001년에는 보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장례는 3일 오전 10시 서울 대학로에서 연극인장으로 치러진다. 유족으로는 사업가인 아들 임재준(林載俊) 씨 등 1남 2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영안실 2호. 02-2072-2011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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