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야구 첫소개”…KBO 故질레트씨 유족초청 공로패

  • 입력 2005년 4월 1일 00시 19분


필립 질레트(왼쪽)와 외손자 허버드 씨
필립 질레트(왼쪽)와 외손자 허버드 씨
“제가 태어났을 때 외할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셔서 기억은 거의 없지만 어머니를 통해 할아버지가 한국에 헌신적이었다고 들었습니다. 외할아버지가 한국에 야구와 농구 등 스포츠를 보급했다는 사실은 이번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한국야구 100주년 기념 행사에 저를 초청하면서 처음 알게 됐습니다. 외할아버지를 대신해 KBO로부터 공로패를 받게 돼 정말 기쁩니다.”

야구를 국내에 처음 전파한 ‘한국 근대 체육의 아버지’ 필립 질레트 씨의 외손자인 로런스 허버드(64) 씨가 31일 한국야구 10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KBO는 질레트 씨를 포함해 초창기 국내 야구 발전에 기여한 인물 10명을 선정했고 이날 기념 행사에서 유족들에게 공로패를 수여했다.

1901년 YMCA 초대 총무를 맡은 질레트 씨는 1905년 국내에 야구용품을 들여와 황성기독교청년회원들에게 처음 야구를 보급한 데 이어 농구 복싱 스케이팅을 전파해 한국 근대 체육의 토대를 쌓은 인물. 그는 1913년 중국에 갔다가 일제의 방해로 한국에 돌아오지 못했고 이후 중국 등지에서 선교활동을 하다 1939년 6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허버드 씨는 질레트 씨의 둘째 딸 엘리자베스 씨의 3남 1녀 중 둘째로 콜로라도 볼더에서 건축일과 고등학교 교사를 지낸 뒤 최근 은퇴했다.

그는 이번 방한 때 질레트 씨 관련 미공개 자료를 가져와 KBO에 기증했다. 질레트 씨가 한국에 머물 때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 1점과 질레트 부부와 친분을 맺었던 이승만 대통령이 1949년과 1957년 질레트 여사와 허버드 씨의 어머니인 엘리자베스 씨 앞으로 보낸 영문 서한 2점 등 4점이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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