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복을 빕니다]동아일보 前 편집국장 최호씨 별세

  • 입력 2005년 4월 17일 19시 02분


최호(崔皓·사진)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이 17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1세. 함경남도 함주(咸州)에서 태어난 고인은 일본 와세다고등학원을 졸업한 뒤 1952년 9월 동아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과 일본 도쿄지국장 등을 지냈다.

고인은 1959년 사회부장을 맡았으며 이후 10여 년 동안 ‘공기총’이라는 사회촌평란을 맡아 집필했다. 고인은 이 난을 통해 자유당 정권의 독재를 신랄히 비판했다.

이어 1975년 4월부터 1977년 7월까지 동아일보 편집국장을 지냈다. 고인은 또 1980년 신군부가 동아방송을 KBS에 강제 통폐합할 당시 동아방송 국장을 맡았다. 동아일보 편집국장과 동아방송 국장을 모두 역임한 사람은 고인이 유일하다.

1974년 동아일보가 ‘광고탄압’을 받던 시절 도쿄지국장이었던 고인은 기사를 통해 ‘백지광고’ 소식을 일본에 알렸고 일본 언론들은 도쿄지국을 통해 성금을 전달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러나 고인은 그 제안을 거절했다고 한다. 동아일보의 문제는 동아일보가 풀어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고 유족들은 전했다. 동아닷컴 정구종(鄭求宗) 사장은 “고인은 유신치하에서 동아일보가 어려움을 겪던 시절에 편집국장으로 취임해 지도력과 포용력으로 후배들을 이끌면서 편집국의 안정적인 분위기를 도모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유족으로는 준권(浚權), 민권(民權·계명대 건축학과 교수), 삼권(三權) 씨 등 3남이 있다. 빈소는 일산병원, 발인은 19일 오전 7시. 031-901-4799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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