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담양에서 태어나 광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이 전 부국장은 1964년 동아일보에 입사해 굴곡 많은 현대사의 현장을 지켰다.
‘영원한 사회부장’으로 불릴 만큼 1960, 70년대 사건 사고의 현장엔 항상 그가 있었다. 특히 1970년 3월 제3공화국 고위층의 도덕적 치부를 드러낸 ‘한강변 정인숙(鄭仁淑) 여인 살해 사건’ 취재 과정은 언론계의 전설로 남아 있다.
시대의 아픔엔 ‘펜’으로 저항했다.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신군부가 시위 관련 보도를 통제하자 사회부장이던 그는 “직접 취재하지 못한 상태에서 보도자료만으로 기사를 쓸 수 없다”며 보도자료 내용을 싣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1984년 그가 정치부장을 맡은 것도 당시 언론계에선 화제였다. 정치부 기자의 경력이 전혀 없는 사회부 출신이 정치부장을 맡은 것은 ‘파격(破格)’이기 때문이었다.
그는 1985년 12대 총선을 앞두고 정치면의 대변신을 시도했다. 대정부 비판이 터져 나온 유세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3, 4개 면에 펼쳐 신민당 돌풍의 숨은 주역은 동아일보 정치면이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는 1988년 13대 총선 때 집권 민정당의 전국구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정치권을 떠난 뒤 한국프레스센터 이사장과 무등일보 회장을 지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동분 씨와 2녀.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5월 2일 오전 7시. 02-3010-2295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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