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한국 지휘계 대부 정재동씨 4년만에 고국무대

  • 입력 2005년 5월 19일 1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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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예술의 전당 음악당 개관 음악회에서 말러 ‘1000인의 교향곡’을 지휘했습니다. 16년 만에 음악당 재개관 기념 무대에 서게 되니 만감이 교차하는군요.”

1970, 80년대 서울시향 상임지휘자로 활동하며 한국 지휘계의 ‘대부’로 군림했던 지휘자 정재동(鄭載東·78·사진) 씨가 4년 만에 고국 무대에 선다. 1971년 서울시향 전임지휘자로, 1974년 상임지휘자로 취임해 활동하다 1990년 퇴임한 그는 1994년 미국으로 거처를 옮긴 뒤에도 매년 한두 차례씩 서울시향과 KBS교향악단 등을 지휘했지만 2001년 심장수술을 받은 뒤 의사의 권고에 따라 지휘활동을 중단했다.

그는 31일 예술의 전당 음악당 리노베이션을 기념해 열리는 2005 교향악 축제 개막무대에서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지휘, 안톤 브루크너 교향곡 7번 등을 연주한다.

서울시향 상임지휘자 재임 시절 전면 오디션을 밀어붙여 단원들과 마찰을 빚기도 한 그는 최근 지휘자 정명훈(鄭明勳) 씨가 서울시향을 맡아 전면 오디션과 조직 개편을 벌이는 데 대해 “발전 과정에 있는 악단에는 능력우선주의가 연주능력을 높이는 데 필수적”이라며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실력 있는 지휘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시간’입니다. 내년부터 음악감독 직을 수행하는 정명훈 씨가 단원들과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며 세부적인 것까지 꼼꼼히 조율해 나간다면 매년 일취월장하는 시향의 실력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그는 한국 교향악계에 대해 “지방자치단체 산하에서 독립해 민간 기업의 후원을 받는 자율경영 체제로 가야 국제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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