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명륜동 성균관대 명륜당에서 독일인 왈 바바라(27·여·성균관대 대학원 유교철학과 2년) 씨는 자신이 입고 있는 도포가 신기한 듯 옷매무새를 여러 번 가다듬었다.
바바라 씨가 참석한 이 행사는 ‘전통과 첨단의 만남’이라는 기치 아래 성균관대가 진행한 ‘디지털 과거마당 성균 알성시(謁聖試)’. 알성시는 조선시대에 성균관 유생들에게 실시된 비정규 문·무과 시험이다.
3.3 대 1의 경쟁을 뚫고 본선에 진출한 318명은 조선시대 과거시험 때 입었던 유건을 두르고 도포를 입은 채 노트북으로 시험을 치렀다.
시험 과목은 바바라 씨가 지원한 중국어 시험을 비롯해 경전해석, 현대시, 미니홈피 제작, 한글 슬라이드 제작 등 5개 부문.
참가자 대부분이 대학생인 이 행사에 초등학교 여학생도 눈에 띄었다. 미니홈피 제작부문 본선에 오른 이소영(9·경기 부천시 부명초교 3년) 양은 “맞는 두루마기가 없어서 큰 옷을 입었는데 우습기도 하지만 재밌다”며 “미니홈피를 통해 전통문화를 알리는 역할도 하겠다”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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