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어 앨범 ‘러브레터-포 코리안 디어즈’를 서울에서 발매한 일본의 인기 록 가수 각트(Gackt·32)는 본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에 나온 한국어 음반은 올해 2월 일본에서 발매한 그의 5집 음반 ‘러브레터’ 수록곡 중 7곡을 선정해 한국어로 번안한 것.
평소 ‘아시아 평화주의자’를 자처해 온 그는 자신이 한국어 음반을 낸 것은 ‘너무도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어렸을 적부터 재일한국인 친구가 많아서 자연스레 한국에 대해 애정을 갖고 있었죠. 그래서 양국이 가장 가까운 나라인데도 마음의 거리가 멀다는 사실은 무척 슬픈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한국어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 정도지만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한국어와 일본어에는 비슷한 발음이 많아서 한국어도 쉬울 줄 알았는데 오히려 정확한 발음을 내는 것이 더 어렵더라고요. ‘러브레터’ 음반의 테마가 ‘사랑’인데 제 메시지가 한국 팬들에게 제대로 전달될지 궁금합니다.”
각트는 1995년 일본 비주얼 록 밴드 ‘말리스 미제르’의 보컬로 활동을 시작했다. 다른 록 가수들과 달리 섬세함을 강조한 그는 1999년부터 솔로로 활동하면서 ‘바닐라’ ‘어너더 월드’ 등으로 세대를 아우르는 인기를 얻었다. 지난해 12월에는 ‘12월의 러브송’을 한국어로 불러 일본 오리콘 싱글 차트 8위를 기록하는 등 한국과 인연이 많다.
“개인적으로 한류(韓流) 붐이 일시적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해서 일본 내의 자연스러운 현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보아를 비롯해 세븐, K 등 한국 가수들은 일본 가수들에게도 큰 자극이 되니까요.”
각트는 한국어 음반 발매 기념으로 내한해 18일 오후 5시 서울 광진구 건국대 새천년홀 대공연장에서 한국 팬 800명과 팬미팅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그는 앞으로 중국어 앨범을 낼 계획도 갖고 있다.
“저는 아시아인으로서 자긍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라 간의 경계가 없어지고 아시아가 하나 되는 것이 저의 꿈이기도 하죠. 저의 음악 활동의 목적은 바로 그것입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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