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식목사 “신장… 간… 골수… 피… 모든것 다줬다”

사진 제공 사랑의 장기기증 운동본부

생전에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떼어 준 장기 기증자가 나왔다.

화제의 주인공은 사회복지학을 공부하며 시민사회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최정식(45·서울 강북구 수유동·사진) 목사.

‘사랑의 장기기증 운동본부’에 따르면 최 목사는 자신의 신장과 간을 기증한 데 이어 다음 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백혈병 환자에게 골수를 이식하는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그는 5월 초 한국조혈모세포은행을 통해 자신과 항원이 일치하는 백혈병 환자가 있다는 연락을 받고 선뜻 골수이식 수술을 자원하고 나섰다.

최 목사는 이미 1993년 이 운동본부를 통해 30대 만성신부전 환자에게 한쪽 신장을 기증한 데 이어 2003년에는 간경화를 앓던 50대 주부에게 간의 일부를 떼어 주기도 했다.

국내에서 신장과 간을 동시에 기증한 사람은 23명밖에 안되고 이 가운데 골수까지 기증한 사람은 최 목사가 처음이라고 운동본부 측은 밝혔다.

또 150차례 이상 헌혈에 참여했기 때문에 이번 골수 이식까지 합치면 자신의 신체 중 네 가지를 남들을 위해 내놓는 셈이다.

최 목사의 이런 장기 기증 기록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드문 일로 곧 세계기네스협회에도 알려 기네스북 등재를 신청할 것이라고 운동본부는 밝혔다.

최 목사는 “기증하고 싶어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게 골수기증인데 남을 위해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고 생각한다”며 “내 몸의 일부를 나눠 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행복하다”고 말했다.

한편 장기기증운동본부는 16일 “온·오프라인을 통해 장기 기증을 서약한 사람이 5월 말 현재 2만6000명에 달해 지난해 한 해 신청자 8500명의 3배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