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대 봉사단 “한인 입양아 눈물 닦아주고 올게요”

  • 입력 2005년 6월 28일 03시 03분


숙명여대 봉사단이 27일 미국으로 출국하기 직전 한자리에 모였다. 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부터 양수민 최혜정 백하영 씨. 이종승 기자
숙명여대 봉사단이 27일 미국으로 출국하기 직전 한자리에 모였다. 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부터 양수민 최혜정 백하영 씨. 이종승 기자
“저도 이 다음에 결혼하면 꼭 입양할 거예요.”

숙명여대 백하영(22·영문과 4년) 최혜정(21·불문과 3년) 씨는 입양에 대한 소신을 자신 있게 밝혔다.

한 달간의 일정으로 27일 미국으로 떠나는 이들은 ‘숙명여대 SIWA-무지개캠프 봉사단’. 모두 22명인 봉사단은 뉴욕주 올버니 지역에서 열리는 한국인 입양아 문화캠프에 참가해 자원봉사를 한다.

이 행사는 한국인 선교사와 한인 입양아를 둔 미국인 부모들이 20년째 마련해 왔다. 뉴욕, 보스턴, 펜실베이니아 등 미 북동부 지역의 한인 입양아 200∼300명과 그들의 양부모가 모여 한국말과 한국문화에 대해 얘기를 나눈다.

이 지역에서 유학생활을 했던 숙명여대 김상률(영어영문학부) 교수가 지난해 몇몇 학생을 데리고 참가하면서 봉사단이 만들어졌다.

김 교수는 “미국 내 한인 입양아의 실상을 보여 주고 또 그들에게 한국 문화를 제대로 알려 주고자 기획했는데 참가한 학생들의 반응이 아주 좋았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참가하는 백 씨와 최 씨는 “우리와 같은 모습이지만 생활방식과 말은 미국인인 입양아들이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모습을 봤다”며 “과거와 현재는 그들이 선택하지 않았지만 미래는 그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봉사대장을 맡은 양수민(21·문화관광과 3년) 씨는 “한국 전통 춤과 노래 및 역사를 제대로 전달하려니 많은 공부가 필요했다”며 “지난해부터 주말마다 모여 학년별로 준비하면서 우리 스스로에게도 많은 공부가 됐다”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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