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모어랜드 베트남戰 美사령관 사망

  • 입력 2005년 7월 20일 03시 06분


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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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베트남(옛 월남)의 운명을 바꿔 놓지 못했지만 베트남전쟁은 그의 운명을 바꿔 놓았다. 18일 향년 91세로 숨진 윌리엄 웨스트모어랜드(사진) 전 주베트남 미군 사령관.

그는 베트남전 참전 전까지는 ‘정말 잘나가는 군인’이었다. 1936년 웨스트포인트(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그는 1943년 제2차 세계대전의 북아프리카 전선에 뛰어들어 혁혁한 공을 세웠다. 다음 해인 1944년 30세의 나이에 대령 계급장을 달았다.

6·25전쟁 참전 도중 ‘별’을 달았고 1960년에는 웨스트포인트 교장에 임명됐다.

그러나 1964년부터 마주하게 된 베트남전은 그에게 깊은 수렁과 같았다. 그는 미 지상군의 증파를 끊임없이 요청했고, 이는 베트남전의 확전을 우려하는 워싱턴과의 마찰을 낳았다.

그는 “나는 베트남에서 주 7일, 하루 14∼16시간 일했다. 그러나 그들(미 행정부)은 나를 그곳에 보내 놓고는 내 존재를 잊어버렸다”고 회고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1968년까지 베트남에서 사령관직을 수행한 그는 이후 베트남전에 대해 쏟아지는 미국 내 비판 여론의 표적이 됐다.

합참의장의 꿈이 날아갔고, 1974년 공화당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 경선에서도 패배했다.

1982년 CBS가 베트남전을 비판하는 다큐멘터리를 보도하면서 그를 ‘베트남전의 확전을 위해 대통령에게 거짓 보고한 현장 사령관’인 것처럼 묘사하자 그는 1억2000만 달러(약 1200억 원)의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몇 년 뒤 스스로 소송을 취하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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