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두번째 개인전 약사출신 김명혜씨

  • 입력 2005년 8월 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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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아티스트 김명혜 씨는 오랜 약사 생활을 그만두고 쉰이 넘은 나이에 컴퓨터 예술에 몰두하기 시작해 미술가로 변신했다. 사진 제공 김명혜 씨
디지털 아티스트 김명혜 씨는 오랜 약사 생활을 그만두고 쉰이 넘은 나이에 컴퓨터 예술에 몰두하기 시작해 미술가로 변신했다. 사진 제공 김명혜 씨
9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 라메르에서 두 번째 개인전을 여는 김명혜(52) 씨는 오랜 직업이었던 약사를 그만두고 컴퓨터 예술에 빠져든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서울대와 일본 오사카대에서 약학을 전공한 김 씨는 6년 전부터 디지털 아트의 가능성을 모색한 실험적 작품을 발표해 왔다.

중년의 나이에 직업을 바꾸는 일도 쉽지 않지만, 컴맹으로 남아 있기 십상인 나이에 첨단 문화에 발을 들인 것도 예삿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작가의 행보가 관심을 끈다.

김 씨는 “경제부처 공무원이었던 남편을 통해 정보기술(IT)산업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호기심에 동네 초등학교에 마련된 정보화 기초교육 과정에 등록했다”면서 “늦바람이 무섭다고 전지전능한 무한대의 우주적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컴퓨터에 완전히 빠져 약국 문까지 닫기에 이르렀다”며 웃었다.

이번 전시 제목은 ‘컴퓨터와 아메바가 만났다’. IT와 전직(前職)을 살린 생명공학기술(BT)을 결합해 예술적으로 응용한 작품 70여 점을 선보인다. 연탄불과 DNA가 결합되기도 하고 IT와 BT를 융합해 작가가 상상한 세계에서의 사계(四季) 이미지가 나온다.

김 씨는 “아파트 거실에 컴퓨터 2대와 2테라바이트급 하드디스크드라이브, 최신 기종 캠코더, 1000만 화소급 디지털 카메라 등을 놓고 몇 년 동안 ‘디지털 아트’에 몰두했다”며 “지난해 중반 첫 번째 전시에 자신감을 얻어 이번에 두 번째 전시회를 열게 되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넥타이 등 일상 용품에서부터 연탄불 곰팡이 DNA 등 다양한 이미지를 컴퓨터로 합성해 실크 천이나 유리, 테라코타, 3D 영상작업으로 응용하는 일을 병행하고 있다. 02-730-5454

허문명 기자 ang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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