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그룹 김승호회장 “실버파워에 행복 나눠드릴게요”

  • 입력 2005년 10월 17일 03시 10분


서울 종로구 원남동 보령그룹 회장실에서 만난 김승호 회장. 그는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종합건강서비스그룹을 이뤄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안철민 기자
서울 종로구 원남동 보령그룹 회장실에서 만난 김승호 회장. 그는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종합건강서비스그룹을 이뤄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안철민 기자
“1957년 서울 종로5가에 보령약국을 세우자 종로거리 행인 다섯 명 중 하나는 ‘보령약국 손님’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었어요. 그러나 수준 높은 의약품 생산을 위해서는 선진기술이 필요했습니다. 삼고초려(三顧草廬) 끝에 1967년 일본 용각산사(社)와 기술 제휴할 수 있었죠.”

12일 종로구 원남동 보령그룹 회장실에서 만난 김승호(73) 회장은 보령그룹의 태동이 된 보령제약 이야기부터 꺼냈다. 가래 해소제 ‘용각산’은 심장약 ‘구심’, 위장약 ‘겔포스’ 등과 함께 3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보령제약의 ‘효자 약’이다.

“보령바이오파마가 지난달 일본 생명공학회사 CBT와 제대혈(탯줄혈액) 계약을 하고 일본인들의 제대혈을 보관하기로 했을 때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38년 전 용각산을 들여올 때와 상황이 역전됐으니까요.”

보령그룹은 1963년 보령제약을 창립해 본격적으로 제약 산업에 진출했다.

현재는 유아용품 전문회사 보령메디앙스, 첨단 바이오 연구개발회사 보령바이오파마 등 7개 계열사를 거느린 연매출 3300억 원의 종합건강서비스그룹으로 발전했다. 보령메디앙스는 최근 미국 마텔사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완구산업에도 진출하기로 했다.

“어머니 배 속에서부터 아이가 어른으로 성장하는 내내 함께하는 기업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70세를 넘기다 보니 실버산업에까지 관심이 가더군요.”

그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토털서비스’란 신념으로 올해 1월 건강기능용품 전문회사인 보령수앤수를 창립했다.

내년부터 골관절 치료 장비 등 가정용 의료기기 사업을 본격적으로 펼친다.

성인용 기저귀 등 노인 생활용품도 생산할 예정이다. 보령제약은 2008년 상용화 목표로 고혈압 치료 신약도 개발하고 있다.

그는 딸만 넷을 두고 있다. 큰딸 김은선(47) 부회장이 국내 제약업계의 홍일점 임원으로 그룹 경영을 물려받고 있다. 넷째 딸 김은정(36) 전무가 보령메디앙스 패션유통사업부를 맡아 신사업을 진두 지휘하고 있다.

용각산, 구심, 겔포스 중 어떤 약을 가장 자주 복용하는지에 대해 질문하자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듯 “골고루 많이”라며 웃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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