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들 최고예요” 시한부 삶 몽골소녀 생명연장 수술

  • 입력 2005년 11월 17일 03시 08분


한국어린이보호재단 후원으로 한국에서 심장병 수술을 받은 몽골 소녀 잔찰 양. 심한 청색증과 고열로 얼굴색이 보랏빛이다. 김미옥 기자
한국어린이보호재단 후원으로 한국에서 심장병 수술을 받은 몽골 소녀 잔찰 양. 심한 청색증과 고열로 얼굴색이 보랏빛이다. 김미옥 기자
“한국 사람들 최고예요.”

16일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병동 9층 병실. 몽골 소녀 잔찰(12) 양이 침대에 누워 파란 풍선을 안고 즐겁게 놀고 있었다.

혈중 산소 농도가 낮을 때 생기는 청색증에 걸려 입술과 손가락이 파래지고 숨쉬기가 힘들어 다른 아이들처럼 병실을 뛰어다니며 놀 수 없는 처지지만 그의 표정은 매우 밝았다.

잔찰 양은 올해 8월 한국의 소아심장과 의사가 심장병 진료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돈을 빌려 울란바토르에 갔으며 한국어린이보호재단의 지원으로 14일 한국에 올 수 있었다. 수술을 받기 위해 함께 한국에 건너온 순지드마(6) 양은 16일 오전 수술을 받았다. 잔찰 양은 다음 주에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잔찰 양은 발병 이후 너무 많은 시간이 흘러 수술을 받아도 완치될 수 없다. 수술은 생명을 연장하고 호흡이 편할 수 있도록 도와 줄 뿐이다.

그러나 잔찰 양은 수술하면 파래진 입술이 앵두같이 예쁘게 제 색깔로 돌아올 거라는 의사의 말에 “너무 행복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잔찰 양에게 또 하나의 행복한 소식이 전해졌다. 수술 후 짬을 내 ‘제부도’ 등지를 여행 다닐 예정이라는 것. 그는 “한 번도 바다를 구경한 적이 없어요. 바다에 가면 크게 한국 분들께 고맙다고 소리칠 거예요”라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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