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스승도와 주역해설서 낸 동원심역연구회 회원들

  • 입력 2006년 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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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중구 신당동 남동원 옹(오른쪽) 자택에서 장년의 제자들이 주역 공부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상호 김종록 이형성 씨. 홍진환  기자
10일 서울 중구 신당동 남동원 옹(오른쪽) 자택에서 장년의 제자들이 주역 공부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상호 김종록 이형성 씨. 홍진환 기자
2002년 처음 출간된 ‘주역해의’는 독학으로 동양철학을 연구해 온 남 옹이 중국 일본 대만의 주역 관련 문헌을 섭렵한 뒤 15년간에 걸쳐 쓴 역작. 어렵기로 소문난 주역에 대한 균형 잡힌 해설서로 정평이 나 있다. 7일 치러진 연세대 정시모집 논술고사에 이 책의 발췌문이 나오기도 했다.

‘주역해의’를 접한 소설가 김종록 씨, 나남출판사 조상호 사장, 이형성(전북대 전라문화연구소 연구원) 박사, 이천승(성균관대 유교문화연구소 연구원) 박사 등 6명은 ‘동원심역연구회’를 만들어 남 옹에게 가르침을 청했다.

남 옹이 내건 조건은 간단했다. 쉽게 배우려는 사람, 점치는 것을 배우려는 사람은 안 된다는 것. 남 옹은 “주역은 점서가 아니라 우주의 근원과 변화의 이치, 사람의 도리를 가르치는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남 옹은 3명에게 원(園)자, 다른 3명에게는 암(庵)자를 넣은 호를 지어 주었다. 채마밭(園)과 이를 관리하는 암자(庵)처럼 서로 돕고 뒷바라지하라는 뜻에서다. 이들은 2004년 초부터 매주 서울 중구 신당3동 남 옹 집에 모여 3시간씩 ‘주역해의’를 함께 읽었다.

남 옹이 특히 강조하는 것은 “주역은 사람이 다행(多幸)해지기 위한 마음의 수양서”라는 점이다. “모든 운명은 자신이 쥐고 있고 길흉화복도 모두 마음에서 나옵니다. 대행(大幸)은 적선(積善)의 결과이고 대불행(大不幸)은 적악(積惡)의 결과예요. 이 외에 다른 길은 없어요. 이것이 주역의 원리입니다.”

장편소설 ‘풍수’ 등을 쓴 김종록 씨는 농담 삼아 “주역 때문에 고민이 생겼다”고 말했다. “마음을 거울처럼 닦으라는 것이 주역의 가르침이거든요. 소설가는 절박하고 맺힌 마음이 있어야 글이 써지는데 마음 수양으로 그런 게 없어졌으니 괴롭죠.”(웃음)

초로의 제자들은 최근 재독(再讀)을 시작했다. 주역 강의, 게임 시나리오 개발 등 주역의 대중화를 위한 작업을 펼쳐 보겠다는 게 이들의 포부다.

김희경 기자 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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