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물론 입조차 뜻대로 움직일 수 없는 뇌성마비 장애인 시인인 이대우(49·사진) 씨의 사연이 새해 벽두 따뜻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이 시인은 전남 목포시 대양동 소망장애인복지원에서 유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왼손 검지 하나로 세상을 향해 날마다 아름다운 시어를 쏟아 내고 있다.
이 복지원은 인터넷 사이트(www.smolove.com) 맨 첫 화면에 ‘이대우 시인 시집 코너’를 개설해 그의 시와 간단한 약력을 소개하고 있다.
‘그는 생후 3개월 때부터 심한 열로 인한 장애가 왔기에 학교란 그림자를 밟아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하나님이 사랑하신다는 것을 확실히 믿기에 지금까지 힘의 원천이 되어서 열심히 살아왔으며 오늘도 하늘 소망으로 시를 지으며 살고 있습니다.’
경북 경주시에서 태어난 그는 서울의 한 장애인시설을 거쳐 1996년 11월에 이 복지원으로 옮겨 온 이후 왕성한 시작 활동을 펼치며 ‘나의 웃음 이야기’(1997년)와 ‘영혼의 큰 그릇’(2002년) 등 2권의 시집을 냈고 지난해에는 수레바퀴 문화진흥회 문학상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스스로를 표현한 대로 비록 ‘산맥(山脈)’처럼 누워 있지만 매일 시를 쏟아내며 풍요로운 삶을 이어가고 있는 셈.
언어 소통이 어려운 그는 굳어버린 손가락에 간신히 볼펜을 끼우고 글로 써 주변 사람들에게 의사를 전하고 있다.
그는 “나의 웃음은 기쁨의 노래도 행복한 외침도 아니며, 단지 모든 사람들에게 드리는 위로와 기도일 뿐”이라고 시를 쓰는 계기와 스스로의 심정을 설명했다.
그는 “사람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과 희망의 메시지를 모아 올해에는 세 번째 시집을 꼭 낼 것”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목포=김 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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