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중학교 1학년인 1996년 학교 선생님의 권유로 복싱에 입문한 뒤 20세까지 꾸준히 운동을 했다.
2002년부터는 전북 전주시에 있는 권투체육관에서 코치로 일했다. 프로선수보다는 아마추어 지도자가 되고 싶었기 때문. 2003년에는 전국체전 금메달을 땄다.
복싱에 대한 애정과 주변의 권유가 강해 지난해 10월 프로선수로 등록했지만 시위 진압 등 갑작스러운 일정이 많아 정기적으로 훈련을 하기는 힘들었다.
진 수경은 “군인 신분이라 시간을 내기 어려웠다”며 “체육관에는 일주일에 두세 번밖에 못 갔다”고 말했다.
또 대회를 한 달 앞둔 지난해 11월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로 비상이 걸리고 외출이 전면 금지돼 훈련에 차질을 빚었다.
이렇듯 어려운 가운데서도 같은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형사와 동료들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신인왕에 오를 수 있었다.
아시아경기대회 은메달리스트 출신인 김광호(52) 경사는 미트를 손에 끼고 펀치를 받아 주며 노하우를 전수했다. 오창교(44) 경사는 진 수경을 시내 체육관에 데리고 다니며 스파링을 주선하고 보양식을 사다 줬다.
진 수경은 “평생에 기회가 딱 한 번이라는 신인왕전 우승을 차지해 무척 기쁘다”며 “동료들에게 우승 트로피를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제대하면 본격적인 프로복서가 돼 한국챔피언에 도전하겠다”며 “경찰을 천직으로 생각하는 만큼 챔피언이 된 뒤 다시 경찰 제복을 입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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