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연가’에 이어 또 한 편의 ‘한류 뮤지컬’이 만들어진다. 이영애를 한류 스타 반열에 올려놓은 드라마 ‘대장금’이 동명의 창작 뮤지컬로 탄생하는 것.
‘난타’를 만든 송승환 PMC 대표가 프로듀서를 맡아 PMC와 MBC가 공동 제작한다. 제작비 50억∼60억 원 규모의 대극장용 뮤지컬로 만들어지는 대장금은 내년 초 국내에서 처음 공연한 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맞춰 중국에서 선보이고 일본 대만 홍콩 등 아시아 지역 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송 대표가 뮤지컬 대장금을 기획한 것은 지난해 8월. 사랑, 권력을 둘러싼 갈등 등 뮤지컬로 만들었을 때 좋을 법한 대장금의 탄탄한 이야기 구조도 강점이지만 무엇보다 해외 인지도가 높다는 데 주목했다. 송 대표는 “중국과 일본에서도 뮤지컬 대장금에 투자하고 싶다는 제안이 들어와 있을 만큼 작품 인지도가 높다”고 말했다.
대장금을 포함해 그가 내다보는 ‘뮤지컬 한류’의 전망은 날씨에 빗댄다면 ‘맑음’. 지역별로는 일본은 ‘대체로 맑음’, 중국 및 아시아는 ‘옅은 안개 후 갬’, 미주 및 유럽은 ‘흐림’이다.
“영화와 드라마 한류를 통해서도 이미 증명됐듯이, 서구적 세련미와 동양적 정서가 결합된 우리 문화상품이 아시아에서 쉽게 받아들여지는 만큼 한국 뮤지컬의 경쟁력은 아시아에서 가장 높습니다. 아시아에서 창작 뮤지컬을 만들 수 있는 나라는 현재 우리와 일본뿐이죠. 그런데 일본은 ‘라이언 킹’ 등 브로드웨이 라이선스 뮤지컬은 강해도 창작 뮤지컬은 히트작이 거의 없어서 창작은 우리가 앞섭니다.”
이미 ‘난타’로 뉴욕 오프브로드웨이에 진출한 경험이 있는 송 대표는 “비언어극(넌버벌퍼포먼스)을 제외하고는 공연 작품의 미국 유럽 진출은 힘들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 △‘자막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미국 영국 등 공연 중심지에서는 굳이 자막을 봐야 하는 한국 뮤지컬이 경쟁력을 얻기 힘들고 △정서 차이와 외모(인종)의 한계를 뛰어넘기 쉽지 않다는 점 등을 꼽았다. 반면 아시아 국가들은 정서와 외모가 비슷한 데다 할리우드 영화 덕분에 ‘자막 읽는 문화’에 익숙하므로 진출이 쉽다는 것.
뮤지컬 대장금은 다음 달에 대본 초고가 나온다. 대본은 뮤지컬 ‘겨울연가’의 대본을 썼던 오은희 작가가 맡았고 연출은 히트 뮤지컬 ‘아이 러브 유’의 연출자인 한진섭 씨로 결정됐다.
송 대표는 “음악은 기존 창작 뮤지컬처럼 음악감독 한 명이 맡는 방식이 아니라 음반을 제작할 때처럼 총프로듀서를 두고 그 책임 하에 여러 작곡가의 곡을 받도록 할 생각”이라며 “국악 스타일의 음악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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