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는 14일 정부중앙청사 대회의실에서 이들에게 대통령 메달과 교육부총리 상장, 100만∼300만 원의 장학금을 수여했다.
김건(19·부산 동천고3) 군은 선천성 3급 시각장애인으로 오른쪽 눈은 실명, 왼쪽 눈은 시력 0.04의 심각한 약시다. 흐릿한 왼쪽 눈으로만 생활해야 하는 김 군은 확대경을 이용해야 겨우 책을 볼 수 있다.
초등학교부터 특수학교가 아닌 일반학교를 다닌 김 군은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은 수재. 부산 배정중에 수석으로 입학했고 올해 동천고를 전교 1등으로 졸업한다. 200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전 영역 중 5개만 틀렸을 정도. 연세대 사회복지학과에 합격해 3월부터 새내기 대학생이 된다.
김 군의 부모는 아들의 등하교를 위해 아들이 상급학교로 진학할 때마다 학교와 가장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했다.
이날 시상식에 참석한 아버지 김봉규(43·사업) 씨는 “학원을 다닌 적이 한 번도 없었지만 학교수업과 자율학습만으로 좋은 성적을 거둔 아들이 대견스럽다”며 “항상 강하고 꿋꿋하게 살라고 얘기해 주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김 군이 공부만 잘하는 책벌레는 아니다.
김 군은 고교 시절 치매 노인을 위한 110시간의 봉사활동을 포함해 모두 166시간의 봉사활동을 했다. 김 군은 “행정고시에 도전해 보건복지부 공무원이 돼서 장애인을 위한 좋은 정책을 만들고 싶다”고 장래 포부를 밝혔다.
권민재(19·서울 보성고3) 군은 자타 공인 ‘발명왕’이다. 중학교 시절부터 시작한 발명은 권 군의 인생에서 일부가 됐다.
전국 발명대회에서 22차례나 수상한 권 군은 의장등록 2개, 실용신안 6개, 특허 2개를 소유한 어엿한 발명가다.
권 군은 “카세트, 라디오, 비디오, 텔레비전 등 집안의 전자제품 중 웬만한 것은 다 분해해 부모님께 많이 혼났다”며 “지금은 발명품 만들 때 쓰라고 용돈도 주실 정도로 강력한 후원자가 됐다”고 말했다.
경희대 기계산업시스템공학부 수시모집에 합격한 권 군의 장래희망은 ‘발명하는 최고경영자(CEO)’다.
권 군은 “많은 사람에게 편리함을 주는 발명품을 만들어 팔고 싶다”며 “사업을 하면서 발명에 소질이 있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최안렬(25·성균관대 생명공학부) 씨는 학부생으로 과학논문인용색인(SCI)에 2편의 논문을 등록한 전도유망한 예비 과학자다. 최 씨는 보행 시 관절과 근육의 움직임에 대한 수치 정보를 측정하는 연구로 국내 SCI와 미국 SCI에 각각 한 편의 논문을 등록했다. 최 씨는 “연구를 진척시켜 산업 현장의 근로자들이 관절염 등 질환을 쉽게 예방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 외에도 영화배우 문근영(광주국제고) 양, 프로야구 기아 타이거즈에 입단한 야구선수 한기주(광주 동성고) 군, 얼짱 복서 최신희(서울보건대 안전보건과) 씨, 구필화가 박정(대구대 미술 디자인부) 씨 등도 상을 받았다.
이들은 이날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부부와 오찬을 함께한 뒤 2박 3일 일정으로 금강산 현장 견학을 갔다.
노 대통령은 이날 “따뜻한 마음을 갖고 사회적 책임을 공유할 줄 아는 성숙한 의식을 가져 달라”고 격려했다.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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