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어린이 돕고자 유학가는 이화외고 학생

  • 입력 2006년 4월 4일 17시 52분


"미국에서 배운 의술로 북한 어린이를 치료할 거예요."

서울 이화외고 유학반을 졸업한 고예슬(19) 양은 고교 2학년 때부터 북한 어린이를 돕는 민간단체인 '남북어린이 어깨동무'에서 자원봉사를 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파리가 윙윙거리는 시장에서 울고 있는 비쩍 마른 북한 아이들을 보면 항상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어요."

고 양은 8월 미국 일리노이주 노스웨스턴대 의대에 입학할 예정이다. 로드아일랜드대는 약학과에 진학하면 6년 간 장학금을 주겠다고 제의했지만 이를 거절했다..

그는 "지난해 미국국립보건원(NIH)에서 한 달간 인턴 활동을 하면서 의사란 직업에 매력을 가지게 됐다"면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의사가 되는 것이 북한 아이들을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말했다.

고 양은 유학반 친구들과 함께 미국 방송을 듣고 영어로 된 문학, 철학, 논리학 책을 꾸준히 읽으며 미국 수능시험인 SAT(Scholastic Aptitude Test)를 준비해 6개 미국 대학에 합격했다.

고 양의 꿈은 소아과 의사가 되어 북한을 방문하는 것. 미국 유학 기간에도 그는 북한 어린이들을 돕는 활동을 계속할 생각이다.

고 양은 "제가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을 때 좀 더 자유롭게 남북이 왕래하고 북한 아이들의 얼굴에 웃음도 좋겠다"면서 수줍게 웃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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