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과 필드, 관중석 모두 너무 훌륭히 보존돼 있어 놀랐어요. 18년 전 수만 관중의 함성 속에 마지막 도약을 하던 때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첫 올림픽 출전이라 긴장한 데다 근육경련 때문에 너무 힘들었어요. 5m90에서 두 번 실패하고 마지막 시도였어요. 잠실종합운동장을 가득 채운 관중들은 열광적인 응원을 보냈죠. 저는 크게 한 번 심호흡을 한 뒤 달려 나갔죠. 그리고 해냈습니다.”
‘나는 인간새’ 세르게이 붑카(42·우크라이나)가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18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집행위원)이자 우크라이나올림픽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국가올림픽위원회총연합회(ANOC) 서울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입국한 그는 “서울에 다시 오니 가슴이 마구 뛴다”고 말했다.
○잠실스타디움 서니 현역으로 돌아간 느낌
![]() |
붑카는 평소 절친한 윤강로 평창올림픽유치위원회 국제사무총장을 졸라 4일 잠실종합운동장을 찾았다. 붑카는 18년 전 자신이 뛰었던 필드가 눈앞에 펼쳐지자 마치 현역으로 돌아간 듯 도움닫기를 하더니 모래밭으로 가서 날렵한 착지 포즈를 취하며 마냥 즐거워했다.
이어 붑카는 경기 양평군 양서면에 있는 평산스포츠박물관을 방문했다. 이곳은 윤 사무총장이 20여 년 동안 스포츠 외교 활동을 하면서 세계 각국에서 수집한 올림픽 관련 기념품을 모아 2004년 5월 개관한 개인 박물관. 붑카는 “올림픽의 아름다운 기억을 되살릴 수 있는 훌륭한 역사의 보고다. 아이들 교육에도 유용할 것 같다. 나도 지금까지 모아 놓은 기념품들로 작은 박물관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양평=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