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복을 빕니다]사학자 이광린 교수

  • 입력 2006년 4월 12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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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한국사학자이자 대한민국학술원 회원인 칠리 이광린(七里 李光麟·사진) 서강대 명예교수가 11일 오후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82세.

평남 용강 출신인 고인은 연세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1954년부터 모교 사학과 교수로 후학을 양성했다.

1964년 서강대 사학과 교수로 자리를 옮긴 고인은 1989년 정년퇴임 때까지 이기백, 차하순 교수 등과 ‘서강 사학’의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광복 이후 한국 사학 1세대인 고인은 한국근대사 분야, 특히 개화파와 개화운동 연구의 개척자로 많은 업적을 남겼다. 1973년과 1979년 일조각에서 출간한 ‘개화당 연구’와 ‘한국개화사상연구’는 개화기 연구의 지평을 연 것으로 평가받았다.

또 1950년대와 1960년대에 미국 하버드대 옌칭도서관에서 한국 관련 고서들을 찾아내 국내에 소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고인은 10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하고 10여 권의 저서 및 3권의 번역서를 냈다. 특히 한국 근대사 인물에 대한 연구에 천착해 ‘초대 언더우드 선교사의 생애’(1991년) ‘올리버 알 에비슨의 생애’(1992년) ‘개화기의 인물’(연세대 출판부·1993년) ‘유길준’(동아일보사·1992년) 등 평전이나 연구서도 많이 펴냈다.

국사편찬위원, 진단학회 및 역사학회 회장을 지내며 역사학 발전에 기여했다. 또 서강대 부총장(1980∼83년)과 중부대 총장(1995∼97년)을 지내는 등 교육 행정에도 업적을 남겼다.

유족으로 부인 권오경 씨와 아들 춘국(신한은행 마케팅팀장) 춘건(사업), 딸 춘희(변호사) 씨가 있다. 빈소는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은 13일 오전 8시. 02-392-3299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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