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인 황해도에서 8세 때 서울로 와 6·25전쟁 발발과 동시에 군에 입대한 차 씨는 1사단에 배속돼 서부전선 고양 숫돌고개 전투에서 박격포 파편에 맞아 오른쪽 다리를 잘라내야 했다.
장애를 딛고 사업으로 자리를 잡은 차 씨가 다시 한번 태어나게 된 데는 마라톤이 있었다.
1987년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를 산책하다가 마라톤을 하는 사람의 권유를 받고 마라톤을 시작하게 된 것. 하루도 빠짐없이 목발을 짚고 호수 주위를 달리던 차 씨는 마라톤대회에도 참가하게 됐고 어느덧 19년 동안 참가한 대회 횟수가 300회 이상, 달린 거리도 3000km를 넘어섰다.
좀 더 뜻 깊은 달리기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한 참전용사 차 씨는 고민 끝에 사랑하는 국토를 종주하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는 “상이군경으로서 좌절을 딛고 힘차게 살아왔는데 희망을 잃지 않고 노력하면 어떤 꿈이든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다”고 말했다.
군복무 중 시력을 잃은 송경태(45) 씨도 함께 뛴다. 송 씨는 지난해 사하라사막 마라톤 전 구간을 완주한 베테랑이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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