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때 다리잃은 78세 老兵 통일 기원 국토종단 대장정

  • 입력 2006년 6월 6일 03시 02분


6·25전쟁에서 오른쪽 다리를 잃은 차춘성 씨(오른쪽)와 군 복무 시절 사고로 시력을 잃은 송경태 씨. 정재윤 기자
6·25전쟁에서 오른쪽 다리를 잃은 차춘성 씨(오른쪽)와 군 복무 시절 사고로 시력을 잃은 송경태 씨. 정재윤 기자
6·25전쟁에서 오른쪽 다리를 잃은 차춘성(78) 씨는 2006 독일 월드컵 개막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월드컵이 개막하는 9일부터 부산을 출발해 국토대장정에 오르기 때문이다.

고향인 황해도에서 8세 때 서울로 와 6·25전쟁 발발과 동시에 군에 입대한 차 씨는 1사단에 배속돼 서부전선 고양 숫돌고개 전투에서 박격포 파편에 맞아 오른쪽 다리를 잘라내야 했다.

장애를 딛고 사업으로 자리를 잡은 차 씨가 다시 한번 태어나게 된 데는 마라톤이 있었다.

1987년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를 산책하다가 마라톤을 하는 사람의 권유를 받고 마라톤을 시작하게 된 것. 하루도 빠짐없이 목발을 짚고 호수 주위를 달리던 차 씨는 마라톤대회에도 참가하게 됐고 어느덧 19년 동안 참가한 대회 횟수가 300회 이상, 달린 거리도 3000km를 넘어섰다.

좀 더 뜻 깊은 달리기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한 참전용사 차 씨는 고민 끝에 사랑하는 국토를 종주하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는 “상이군경으로서 좌절을 딛고 힘차게 살아왔는데 희망을 잃지 않고 노력하면 어떤 꿈이든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다”고 말했다.

군복무 중 시력을 잃은 송경태(45) 씨도 함께 뛴다. 송 씨는 지난해 사하라사막 마라톤 전 구간을 완주한 베테랑이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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